brunch

매거진 휘케치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창훈 Jan 28. 2022

[휘케치북] 22.01.28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4AM - KozyPop(song by Bessi, 미래)’

‘Welcome - 공기남’

‘걷자, 집 앞이야 - 훈스, 21학번’


얼마 전 바지를 수선했던 수요일 생뚱맞게 연차를 썼습니다.

어떤 이들은 휴가라고 부르는 이것을 나는 늘 특별할 것 없는 어느 평일에 써왔습니다.

굳이 주말이나 연휴에 붙여 쓰려하지도 않았고,

그저 한산한 어느 평일 오후를 즐기길 좋아했습니다.

첫 사회생활 때도 그랬습니다.


많은 이들이 휴일에 논다는데

월화수목금 회사를 마치면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

주말이면 시외로 떠나거나 특별한 모임에 나가기 일수였으니

나에겐 휴일이 있으나 없으나 무관하게 개인 생활을 할 수 있어서 휴가 사용이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부모님이 계신 광주는 금요일 퇴근길에 출발해서 일요일에 돌아오면 되는 것이어서 대학교 때보다 직장인이 돼서 더 많이 갔습니다.


평일,

남들은 분주한 주 한복판에 떨어진 휴일은 내게 안정감을 줬고 온전한 쉼을 허락했습니다.

고작 하루라는 시간은 느지막이 일어나서 커피 한잔 할 무렵이면 짧은 오후만을 남기고 안녕을 고했지만

고작 하루밖에 안되기에 특별한 어떠한 것을 하려 애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평범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무튼 그런 연차 날,

쓰던 글을 멈추고 아침 운동을 다녀오는 길엔

망원시장에 들러 대패 삼겹살 육천 원어치와 상추를 샀고,

시장을 빠져나오기 전에 입구에 있는 횟집을 지나치지 못하고 광어 만원 어치도 샀습니다.

혼자 먹기엔 대패삼겹살은 많았고 횟감은 딱 알맞았습니다.

시장을 끼고 산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한강을 걸으며 석양을 보고 짙은 푸른색의 한강이 왜 거슬러 오는가 하며 즐거웠고

냉장고에 얼마 남지 않은 와인도 잔에 따라 마셨습니다.

좋은 잔들은 다 어디로 가고 이케아 싸구려 와인잔만이 남아 모양은 있되 잔의 쓸모는 없었지만

그저 기분이 좋더군요.


휘케치북 추천곡은 지난해 6월에 발매된 Kozypop 앨범 수록곡 <4AM>입니다.

테마는 ‘Nutty’ 커피와 견과의 고소하고 그윽한 향을 담았고, 해질녘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아이처럼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할 때의 아쉬움을 짙게 그린 앨범이라고 설명되어있습니다.

앨범설명과 무관하게 설렘이 있는 곡으로 지난해 7월에도 한번 추천했습니다.

한강이 햇살에 반짝이는 것을 보며 걷다가 생각나서 듣다가 연달아 생각나는 곡을 한 번에 모았습니다.

공기남의 <Welcome>, 스무살의 곡을 리메이크한 훈스, 21학번의 <걷자, 집앞이야>

매거진의 이전글 [휘케치북] 22.01.2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