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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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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Jan 29. 2022

[휘케치북] 22.01.29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Think About Love - 김현중’


꼭지마다 연결되는 이야기 입니다만,


#

드라마를 보다 보면

상처입지 않은 이들이 품을 수 있는 것이 있듯

상처 입어 본 이들이 품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때론 아프고 힘들 때 

인생이 요동치고 풍랑에 휩싸였을 때 내 마음이 잠시 이해받고 위로받고 기댈 수 있는 이들을 찾아갑니다.

혼자 삭히고 버텨낼 때도 있으니 때론.


#

자기 인생의 크고 작은 굴곡을 넘어가던 지인이 

모진 풍파를 겪어본 일이 없어 구김 없는 또 다른 지인을 부러워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단 둘이 술 마시던 중에 뜬금없이 그러더군요. 부럽다며.

그 품성이 성품이 인품이 그런 이들이 갖는 어떤 특징적인 것이 부럽다고 하더군요. 

의아하면서도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았습니다.


#

뜬금없이 피자가 너무 먹고 싶어서 인터넷에 접속했습니다.

피자도 가게마다 맛이 달라서 그날에 따라 주문하는 곳이 다른데 오늘은 파파존스를 골랐습니다.

받아 든 피자를 서둘러 열고 한입 크게 베어 물었는데 

‘애네 왜 이렇게 무난해져 버렸지’란 생각이 들더군요.

토핑 구성과 몇몇 맛들은 여전한데 무엇보다 기본 토마토 소스가 이렇지 않았거든요.

생애 처음으로 파파존스 피자를 시켰던 때 맛을 아직 기억합니다.

크기가 어마어마하다며 호들갑 떨던 놈이 주변에 있었기에 한번 먹어보자며 주문한 피자는 과연 어마어마한 사이즈였습니다.

통신사 할인으로 쟁취한 거대한 피자 조각을 입에 넣었을 때는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맛이 입안에서 터지며 가히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피자의 기본이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기본 토마토 소스와 고기 토핑의 맛과 향이 유독 달랐던 것입니다.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이국의 음식에도 노출돼있지 않던 때라 더욱 예민하고 기민하게 맛을 느꼈고 

그것은 거칠고 진하고 짜고 이국의 향이 섞인 무언가였습니다.

무려 15년 전의 일입니다.


많은 이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조금 독특함을 덜어내고 조금 보편성을 더했는지도 모릅니다.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내 입이 다양한 맛에 노출되며 익숙해졌는지도 모릅니다. 

처음에 비해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람도

인생을 길게 본다면 그 끝에서 결국 다듬어져 둥글어진 돌멩이처럼 수렴하는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으니 완벽을 분모에 둔다면 무한대는 결국 수렴하는 것 아니겠나요.

그런데 사람은 수학이 아니라서

수렴하지 않을 수도, 수렴할 필요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피자는 결국 세 조각 먹었습니다.

네 조각을 넘지 못한 피자는 실망의 표시입니다.


#

글과 너무 동떨어진 추천입니다만 김현중의 <Think About Love>입니다.

저 역시 오래전 추천받았던 곡인데 주변에 이 곡을 아는 이가 전무하더군요.

멜론에 따르면 제가 이 곡을 처음 들은 때는 2015년 1월, 지금까지 225회를 들었다고 합니다.

하루에 한 번씩 이 노래를 들었다면 세 번의 계절만큼 이 노래를 들은 것입니다.

이 노래를 한참 듣던 그해에

세 번의 계절만큼 기억을 떠올리며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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