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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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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Mar 21. 2022

[휘케치북] 22.03.21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Anybody but you - Malia Civetz’

‘Am I Talking Too Much? - OSTON’


2022년 3월 21일은 꽃샘추위로 영하에서 하루를 시작했고 부는 바람에 찬 기운이 그득합니다.

몸이 휴식을 원하는 통에 불쑥 연차를 사용하고서 늘어지게 자고 여유롭게 산책을 나섰습니다.  

계절에도 냄새가 있어서 깊숙이 들이마시는 숨에 봄내음이 납니다.

꽃샘추위에도 가려지지 않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고 피어버린 잎사귀의 성장이어서

길가의 이름 모를 나무 앞에 서서 바라보니 사방이 새 잎으로 싱그럽습니다.

어딘가 있을 개나리가 피어 노란 자태를 뽐내고 있을 텐데 걷는 길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희우정로 길에 늘어선 벚꽃나무는 엷은 가지 여기저기에 아주 작고 동그란 연두 망울을 달고 있는데 

이르면 일주일 뒤에 부풀어 터지며 벚꽃을 피워낼 것입니다. 


지난주 비가 한참 왔고 그에 맞춰 댐을 방류했는지 한강물은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조금만 높아져도 땅과 물이 가까워지기 때문인지 평소와 다른 풍경의 기묘함을 느끼며

강 건너편으로 시선을 던지니 일렬로 강변에 늘어선 나무들이 머리마다 연두로 탐스럽습니다.

아직은 아주 작은 잎이 나있는 탓에 나무에 가깝게 다가가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싱그러움이

이렇게 먼 시선을 던지면 전체가 하나로 뭉쳐 도드라집니다.

양화대교 쪽 망원 한강에서 마주 보는 쪽엔 선유도 공원이 눈에 들어오는데 근 시일 내 저곳으로 산책을 다녀올까 합니다.


타인의 글이 왠지 그립다는 생각이 들어

자전거를 타고 합정역 교보문고로 가서 신간과 서점이 진열해둔 책들을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선뜻 유혹되는 책을 찾지 못해서 좋아하는 작가의 읽지 않은 책을 골랐습니다.

쇼핑의 욕구란 책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은지 고르다 보니 네 권이 돼버린 책을 부둥켜안았습니다.

서점이란 공간으로써 늘 마음을 뒤흔드는 곳이어서 거니는 것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하고

골라둔 책의 일부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 안에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지 기대되어 마음을 간지럽게 합니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앉아 책을 보는 공간이 사라진 것이 몹시 아쉽습니다.

책이란 읽히는 때가 있는 것처럼 읽고 싶은 순간도 있어서

그때 펼치면 활자가 눈에 잘 들어와 마음에 잘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휘케치북 추천곡은 요즘 제가 즐겨 듣는 두곡입니다.

21년에 발매된 곡들인데 뒤늦게 알고 봄날을 즐거워하며 듣습니다.

특히 <Anybody but you>는 구성뿐만 아니라 목소리가 트렌디함의 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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