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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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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Mar 31. 2022

[휘케치북] 22.03.31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You and I always - Jake Isaac’

‘Don’t Cry Me A River - Nona’


점심이 지난 한낮에는 대부분의 것들이 평화롭습니다.

떠올린 것이 사무실의 분주한 타자 소리와 울리는 전화라면 딱히 할 말이 없지만

거실에 앉아있는 낮은 대게 한가로운 것입니다.

이런 한가로움은 집이나 어떤 공간의 내부보단 

열어둔 창밖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과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이따금 지나가는 차 소리 등에서 기인할 때가 많습니다.


밖으로 아예 나가 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한가로움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잔디밭이나 벤치에 몸을 기댄 채 늘어뜨리고 있으면

살랑이는 바람이 살갗에 스치고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쬡니다.

이럴 때는 대게 시선이 하늘로 향하기 마련인데

올려다본 하늘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나뭇잎이라거나 천천히 움직이는 구름, 날아가는 새들을 보는 것은 한가롭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자지러지게 웃는 어린아이들의 소란도 그 일부입니다.

좋네요.


이른 아침부터 종합검진을 위해 여의도에 다녀왔습니다.

이리저리 대기하며 하릴없이 시간을 버리는 것은 아까워서 몹시 이른 시간에 방문했더니 여덟 시 무렵 모든 검사를 마쳤습니다.

오랜만에 온 여의도이기에 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미뤄둔 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국회의사당을 둘러싼 여의도 벚꽃길이 내면에 영향을 준 탓인지 

봄날에 가는 여의도는 그 높고 빼곡한 건물에도 불구하고 왠지 차갑지 않고 포근했습니다.

쉬이 보기 힘든 타코벨에서 가볍게 식사와 커피 한잔을 즐기고

IFC 몰에 들어가서 아직 셔터를 올리지도 않은 시간부터 상점들을 구경하다가 느지막이 건물을 빠져나왔습니다.

내친김에 국회의사당 근처를 거닐어볼까 싶어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아직 굵은 나무들에 잎이 나기 전임을 떠올리고는 그대로 망원동으로 돌아왔는데

돌아오고 나서 생각해보니 아쉬운 게 많았습니다.

책이나 맥북이라도 챙겨갔다면 하루 반나절은 더 그곳에 머물렀을 텐데 싶어서 앞으론 일단 가방을 들쳐 메고 집을 나서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노티드에서 크루아상 하나를 픽업해온다는 게 그것도 잊었네요.


생각해보면 이 마음,

언제 사용할지 모른다는 가정이 가방을 짊어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짧은 여행길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챙기는 것들로 가방은 부풀고 무거워졌습니다.

큰 가방을 내려두고 집을 나설 때에도 쉬이 나서지 못하고

카메라를 챙기고

물을 챙기고

핸드폰 충전기와 책 한 권을 손에 들고나면 결국 작은 보조가방을 짊어져야 했습니다.

대체로 가방에 있는 것을 사용하지 않거나 가방이 없었어도 그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휘케치북 추천곡은 감성이 충분한 Jake Isaac의 곡과 Nona의 곡입니다.

두 곡 모두 가수의 목소리가 전부이고 전체를 채웠습니다.

특히 <You and I always>는 공간을 모두 채워버린 그 공간감이 대단합니다. 

소리를 키워 들어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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