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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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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Apr 07. 2022

[휘케치북] 22.04.07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Love Yourself - Justin Bieber’

‘Begin again - 뎁트’


‘다 거기서 거기 아냐?’

벚꽃 나무 아래를 지나는 길에 누군가 이런 말을 하기에 ‘통찰력이 있으시군요’라며 속으로 공감했습니다.

가지 하나에도 수많은 꽃잎을 피워낸 벚꽃 나무가 저마다 아름답지만

위치를 옮겨가며 사진을 찍고 나서 결과물을 보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라리 적당한 곳에서 다양한 각도로 진득하니 사진을 시도하는 게 좋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망원동 꽃길엔 이제 사람들이 가득하고

저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합니다.


벚꽃이 만개할 때쯤이면 두드러지게 모든 나무에 새 잎이 납니다.

지금이 그때입니다.

모든 나무마다 연두 잎을 달고 바람에 하늘 거리는 날, 이때가 봄의 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벚꽃이 필 때 봄이 시작된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 탓입니다.

봄이란 계절은 오래전부터 왔지만 기대하던 날들은 지금부터인 셈입니다.


목련은 벚꽃이 찬란할 때 지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고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피고 집니다.

꽃을 먼저 피운 봄 꽃나무들은 꽃이 지고 나서 초록색의 잎을 틔우고 그즈음이면 이팝나무의 시기가 옵니다.

이팝나무가 새하얗게 꽃을 피우면 오월 초중순 봄의 절정을 맞이하는데

벚꽃이 핀 때부터 이팝나무가 필 때까지가 봄의 피크라고 생각하는 탓에 봄은 늘 다른 계절보다 짧습니다.

그런 탓에 봄을 길게 보내기 위해서는 입춘이나 경칩처럼 절기를 살펴 계절을 기다리고 적극적으로 이것에 뛰어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산책을 하고

풍경을 더듬고

식물을 공부하고 키워보고

꽃구경과 나들이를 망설이지 않고

저마다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면 이 시간의 짧음이 밀도에 의해 길어질 것입니다. 

늘어져도 좋지만 늘어지기엔 아까운 계절의 날들입니다.


곡 자체가 좋기 때문에 자주 듣지만 2017년 이후로 봄에 유독 자주 들었고

그 탓인지 봄을 연상하게 하는 저스틴 비버의 <Love Yourself>.

목에 힘을 빼고 부르는 창법 때문인지 나른하고 나태한 맛의 <Begin again> 뎁트의 곡입니다.

언젠가부터 뎁트라는 가수와 곡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곡이 영어인 탓에 여전히 팝 가수라고 생각하며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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