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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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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May 11. 2022

[휘케치북] 22.05.10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순수 - 죠앤’


느지막이 창문을 열고 밖을 둘러보는데 세상이 유난히 또렷했습니다.

흐린 날이 사진을 찍기 좋다는 말이 문득 생각나더군요.

빛으로 인해 흐릿하고 뭉개지는 탓에 그런 말이 있던 것인가 하다가

맑은 날의 수많은 아름다움을 두고 어찌 흐린 날이 좋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에겐 새파란 하늘만 있어도 모든 것이 근사한 탓입니다.


지난달부터 오늘까지 하루키 씨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겨우 상/하권으로 분리된 책을 그 오랜 시간 동안 붙잡고 있다는 것이 스스로도 이해가지 않아 헛헛한 웃음을 뱉습니다.

노르웨이의 숲과 다른 책도 마찬가지지만 하루키 씨의 글을 읽다 보면 왠지 현실의 시선이 모호해집니다.

몇 줄의 문장에서도 순식간에 몰입되어 그 속으로 빠져버린달까,

작가의 문장력과 문체 덕분인지 주변과 상황, 인물에 대해 직접 보고 있는 것처럼 선명하고 어떤 면에서는 기묘한데

오늘은 책을 읽다 잠시 눈을 떼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것이 일본이구나 일본 작가가 써낸 일본 문화 속 인물들이구나’ 하게 됐습니다.

이런 기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 중엔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도 있습니다.


내가 살아온 한국과 다른 어떤 문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

세계 테마 기행,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꽃보다 시리즈 등의 영상을 이따금 보는 것도 그 여행이라는 행위와 과정 속에 타 문화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티브이나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등장과 발전으로 세상을 더 쉽고, 빠르고, 넓게 볼 수 있게 되기 전에는 

광주에서 서울로만 넘어와도 정의하기 힘든 어떤 것의 차이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국내에서 도심 별로 차이를 크게 느끼기 어려워서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어떤 것이 무너지고 새로운 것이 들어설 때마다 아쉽습니다.


휘케치북 추천곡은 죠앤의 <순수>입니다.

계속해서 오래된 노래들과 함께 꽃다운 계절의 낭만을 통과하고 있는데 

몇 년 전 봄날 뉴트로라는 흐름에 귀를 맡긴 채 봄을 보낸 탓에 이 계절이 오래된 노래를 듣기 좋은 것처럼 스스로 느껴지는 탓입니다.

요즘 R&B라는 장르에 속하는 인디 노래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으니 조만간 그 속을 헤엄치는 즐거움이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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