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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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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Jul 16. 2022

[휘케치북] 22.07.15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밤바다 - 신용재’

‘어느 여름날 - 이아람’


정상의 날씨로 돌아온 어제와 오늘이었습니다.

하늘은 몹시도 파랗고 여름의 구름이 근사하게 떠있었으며 한낮은 무더웠고 저녁은 나름 선선합니다.

24도에 부는 산들바람이 서늘하다고 느끼는 것이 여름밤의 낭만입니다.


정의하긴 힘든 일이지만 여름밤은 계절 특유의 느낌을 갖고 있어서

사람마다 여름밤을 즐거워하고 그에 어울리는 노래를 찾아 듣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여름밤이란 단어를 들으면


헤르쯔 아날로그의 <여름밤>

산이와 레이나의 <한여름밤의 꿀>

아이유의 <밤편지>


이 세곡이 떠오르는데 

특히 “뜨겁던 해는 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여름밤>의 이 첫 가사에 제가 생각하는 여름밤의 정취가 담겨있어서 늘 기분 좋게 듣습니다.


늘 세곡을 듣기에 해마다 기억이 겹쳐지는 듯해서 다른 노래를 찾아 나섰습니다.

휘케치북 추천곡으로 가져온 신용재의 <밤바다>와 이아람의 <어느 여름날>입니다.




6월의 충주


여행은 출발 전에 이미 시작됐다.

깨어있는 동안 필요한 것을 메모하고 구입하고 짐을 쌌다.

차를 가지고 내려간다고 생각하자 선택의 여유가 커서 사용할지도 모른다 싶은 것까지도 챙긴다.

보통의 여행이었다면 두 세 벌정도 챙겨서 세탁하거나 현지에서 구입했을 짐이 방대해진 이유다.

밥은 직접 해먹을 생각으로 된장과 마늘까지 살뜰히 챙겼다.

현지의 먹거리를 먹는 날도 있겠지만 보통의 날엔 요리를 할 생각이다.


모든 여행은 떠나기 전부터 시작된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회사를 오고 가면서 집을 떠나지만

일상의 장소로부터 일정기간 낯선 장소로 간다는 것은 명백히 다른 의미와 느낌을 갖는다.


2층으로 지어진 펜션은 비탈진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나는 202호를 배정받았다.

평일의 첫날 월요일엔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아무도 없다.

거대한 펜션에 주인마저 개인용무로 시내에 출타하여 나만 자리를 지키고 앉았다.

큰 창문으로 충주 호수의 푸른 물이 보인다.

이것은 댐인지 호수인지 어떤 것인지 나로서는 아직 모호하다.

초록의 산과 파랑의 물, 파란 하늘의 흰 구름을 눈에 담는 것은 몹시 평화롭다.

이 집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새로운 건물을 짓는지 연신 타카를 박는 소리가 들린다.

언덕 아래에는 레크리에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누군가의 마이크 소리가 들린다.

적막이 감돌기보다 소음이 있는 것이 좋다.


도심보다 자연을 생각하며 충주호 부근으로 왔는데 생각지 못하게 인적이 매우 드물다.

그것은 밤이 될수록 더 그러해서 해가 지는 것이 사뭇 무섭기도 하다.

숙소가 언덕의 비탈에 있고, 호수가 가까운 탓인지 밤공기는 서늘하고 바람이 많이 분다.

긴바지나 긴팔을 챙겨 오지 않았음을 뒤늦게 후회하게 된다.

이제는 틈 없이 닫은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가 을씨년스럽다.

최근 일기예보가 무용하게 맑음과 비 옴이 반복되는 가운데 이곳이 내게 낯선 느낌을 가득히 전해주는 것에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낯선 환경이 반갑다.


잠을 자는 동안 마이크 소리가 들렸다.

충주호 주변의 연수원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는 듯했다.

마지막에 댄스타임 같은 게 있었던 것일까 ‘마지막, 진짜 마지막, 한 번만 더’의 말을 어렴풋이 들으며 웃었다.

여전히 비몽사몽 했으나 기분이 좋았는지 귀에 거슬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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