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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Aug 15. 2016

따로 또 같이 1회 리뷰

2016.08.13

제주도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개발자 분들이 계셨다. 대부분 해외 또는 서울에서 일을 하시다가 회사를 나와서 홀로 제주도로 내려와 프리랜서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한달 혹은 몇년씩 제주에서 거주하고 계셨다. 그래서 만들어진 페이스북 그룹 '제주IT프리랜서'는 입소문이 나서 하루에 한두명 이상 꾸준히 가입신청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사실 IT라던가 개발자 라던가 그런 업무는 하지 않지만 노트북을 가지고 디지털 노마드 생활 및 프리랜서 활동에 관심이 많았고, 센터에 계신 분들께서도 많이 가입하고 계셔서 호기심에 가입을 해보았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분들도 계셨서 적응하는 데에는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 제주도에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이 많아서 서로의 노하우 공유에도 참 좋았다. 그렇게 IT와는 전혀 관련없는 나는 그들과의 네트워킹에 끼려고 일명 '눈팅'을 참 많이도 하고 있었다. 모임에도 참가하고, 댓글도 달아보고, 페친도 맺으면서 말이다. 그러던 중 '따로 또 같이'라는 모임이 열렸다. 평소에는 어떤 개발 프로그램을 함께 한다거나 공부하는 모임이 열리는데 이번 모임은 조금 달랐다. 


개인이 하고 싶은 일들을 같은 장소에서 하고, 서로 공유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모임이었다. 평소 주말에 혼자 카페들을 찾아다니며 글을 쓰거나 업무를 하던 나로써는 굉장히 관심있는 모임이었다. 그러나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동안은 선선한 날씨였기에 시외버스를 타고 바다가 잘 보이는 조용한 카페들을 찾아다니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8월의 제주는 나에겐 너무도 고통스런 날씨였기 때문이었다. 엄청 고민을 하던 나에게 센터 입주기업 TNDN의 도현씨가 연락을 주셨다. 함께 가자고.. 차가있던 도현씨가 먼저 제안을 주시니 당장 참석으로 체크를 하게 된 것이었다!!!


차가 해결되고 출발을 앞두고 있던 중, 모임 주최자 분께서 차량이동과 관련된 카풀 여부를 여쭤봐주셨다. 너무도 감사한!! 이 모임에 오시는 분들이 너무너무 궁금하였다. 그렇게 시청에서 도현씨와 차를타고 룰루랄라 곽지쪽에 있는 '카페미인계'를 찾아갔다. 아, 휴일의 제주는 엄청 차가 막힌다. 엄청엄청 오래 고생해서 구불구불한 골목으로 들어가 도착한 곳!

도민만 아는 한적한 해안가 느낌이랄까? 숙박과 카페를 함께하는 느낌의 이 카페는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모임하기에도 좋은 크기에 오션뷰가 아주 끝내주었다.(다음날 우리는 이곳에서 스노쿨링을 하러왔다..ㅋㅋ)


서론은 이쯤 하고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모임에 온 인원은 총 9명. 짧게 자신의 소개와 오늘 모임에서 할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나처럼 뭔가를 찾고자 하는 사람, 공부를 하려는 사람, 작업을 하려는 사람, 책을 읽으려는 사람 등 다양했다. 그렇게 몇시간 동안의 개인 작업이 시작 되었다. 혼자 작업을 하기도 하고 같이 작업을 하기도 하고 뭔가를 먹고 오기도 하고 매우 자유스러웠다. 나는 제주에서 할 수 있는 나만의 컨텐츠를 찾는 작업, 그리고 브런치에 올리는 컨텐츠 관리에 대한 것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번 모임을 통해서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따로 또 같이는 우물 속에 있는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꺼내주었고, 더 많은 것을 보게 하였으며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게 해준다. 몇 달 동안을 혼자 끙끙 앓으면서 하던 것이 모일을 통해 아주 짧은 시간동안 '유레카'를 외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특히 이 모임에는 경계가 없어서 좋았다. 개발자 라던가, 예술가 라던가, 직장인 이라던가 종사하고 있는 일에 관계없이 무슨 일이던 어떤 사람이던 모여서 함께 하고 그것을 나누는 것. 공연예술에서 흔히 일어나는 다양한 장르의 융합. 혼자는 할 수 없고 다른 장르와의 결합으로 공연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을 온 몸으로 느낀다. 


추가로 이 모임 이후 재미난 일들이 일어났다. 정보도 교환하고 재능교환도 보였고 나처럼 다음날 이곳에 스노쿨링을 하러 놀러오기도 한다. 다음에도 이렇게 바다전망이 좋은 한적한 곳에서 작업을 하고 싶다. 다음 모임이 너무도 기대된다. 모임에서 일어난 자세한 이야기는 적지 않도록 하겠다. 그것은 직접 만나서 경험하도록!!

Poto by.천예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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