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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Feb 09. 2017

Space Manager의 1년

공간을 관리하는 사람의 이야기

저는 만으로 1년 동안 J-Space라는 공간 관리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업무 인수인계를 받을 적에는 시설물에 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한 달 정도 공간을 관찰하면서 느낀 바로는 '이 공간이 방치되어 있었구나'였습니다. 


한마디로 공간에 대한 브랜딩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간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그에 맞게 공간 환경을 조성해서 이용객에게 자연스럽게 인지 시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주의 허브]-내가 처음 이 공간에서 느낀 점들

https://brunch.co.kr/@hygo92/2

[J-Space란?]-여긴 어디? 나는 누구? 공간을 브랜딩 하기까지

https://brunch.co.kr/@hygo92/28



그러다가 문득, 이 공간은 사람들에게 참 불친절한 공간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겨우 유인물로 공간을 설명했고, 그 내용은 심오하며 창작하기엔 난잡한 곳이었습니다. 글로만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구성도 정의되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목적의 사람들이 어느 자리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어떤 시간대에 어떤 일들이 주로 일어나고 어떤 환경을 원하는지 말입니다.


첫 번째 실험, 테이블 배치를 새롭게 하기.

테이블과 의자의 색과 질감을 맞추어 세팅하고, 위치를 바꾸고 의자도 종류별로 비치했습니다.


책계단과 어울리는 색과 질감의 라운드 테이블과 의자를 비치함.


네모난 나무 테이블과 네모난 나무의자로 세팅 / 흰 라운드 테이블과 회색계열 소파로 세팅
흰 직사각형 테이블을 이어지게 나열, 따로또같이 자리를 만들고 비슷한 모양의 의자를 규칙적으로 배치함.


결과는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지그재그로 나열한 따로또같이의 자리는 아무도 앉지 않았습니다. 앉더라도 멀찌감치 떨어져 앉았죠. 한마디로 인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배치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자리를 선호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선호하는 것들-

1. 잠깐을 앉더라도 푹신한 의자를 선호.

2. 혼자 거나 팀이거나 무조건 콘센트가 필요해.

3. 혼자일 땐 구석이 좋다.

4. 누군가를 만날 땐 입구가 잘 보이는 자리가 좋아.

5. 단체로 모일 땐 테이블을 붙여야...


-이곳에 오는 사람들-

1. 혼자 조용히 일하다 가고파.

2. 혼자지만 누군가를 만나고파.

3. 팀으로 업무를 하고파.

4. 다수로 만남을 해야 해.

5. 누군가를 기다림.



그렇게 1년 만에  J-Space 공간의 영역을 나름대로 정의하고 그에 맞게 테이블 배치와 시설을 보강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영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오픈 스페이스 & 클로즈 스페이스입니다.


오픈 스페이스는 복층 형태로 높게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J-Space에 입장하면 바로 보이는 공간이죠. 누가 드나드는지, 아래층에서는 위층이 잘 보이고 위층에서는 아래층이 잘 보입니다. 이 영역은 말 그대로 오픈된 사회적 관계의 포지셔닝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업무 미팅을 하거나, 단체로 만남을 진행할 때 선호되는 영역입니다.



이 영역은 책이나 간행물을 보면서 잠깐의 여유를 가지고,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 누가 들어오면 훤히 잘 보이거든요.


이 영역은 직사각형의 테이블을 수평/수직 구도로 배치했습니다. 테이블의 크기는 사회적인 관계를 나타냅니다. 많이 가깝지도 너무 떨어지지도 않기 때문이지요. 유일하게 콘센트가 있는 기둥 쪽으로 길게 테이블을 연결하고 멀티탭을 비치하였습니다. 코드가 없는 자리에선 업무 논의 또는 네트워킹이 가능하죠.



클로즈 스페이스는 천장이 낮게 내려간 닫힌 공간입니다. 카페테리아와 어드밴처 존 사이로 업무를 할 수 있는 테이블과 코드 배선작업이 되어있어, 전자기기로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 선호하는 영역입니다. 또한 막혀있는 구조라서 아늑함을 조성하기 때문에 친밀하고 개인적인 영역입니다.


-창가 쪽에는 혼자 와서 업무를 하시는 분들을 위한 테이블을 마련했습니다. 창가를 보기 때문에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이지 않아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누군가를 마주쳐도 인사를 할 필요가 없어 부담이 적습니다. 바닥으로부터 선을 끌어와 테이블 앞으로 코드를 꽂을 수 있습니다. 

오래 앉아서 일할 수 있도록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쿠션까지 세트로 구성했습니다. 직접 앉아보고 고른 의자지요! 테이블도 햇빛에도 변하지 않는 재질의 나무로 만들어진 좋은 테이블입니다.


-이곳의 테이블들은 사이즈가 조금 작습니다. 친밀함의 거리를 유지하는 곳이죠. 기존에 알고 지내는 분들이(공적이지 않은 관계) 업무 및 네트워킹을 하는 곳입니다. 이상하게 수많은 의자 중에서도 소파형 의자를 매우 사랑합니다. 푹신하고 아늑하기 때문이겠죠? 스페이스에 이 의자는 딱 5개뿐이라서 경쟁이 치열합니다.


-카페테리아는 많은 일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서서 일하거나 앉아서 일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혼자서 있는데 커피를 마시려고 들르는 사람과 인사를 하고, 그렇게 잠깐 이야기를 하면 어느새 사람들이 모여서 만남의 테이블이 되어버립니다. 혼자이지만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되어있는 곳!

회사에 탕비실이 존재하는 이유랑 비슷하지 않을까요?

이 곳에도 안쪽으로 콘센트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공간의 중심은 사람입니다. 

사람의 동선을 파악하고, 사람의 니즈를 반영해야 합니다. 아직 이 공간에 아쉬운 점들이 많습니다. 

우선, 푹신한 의자들이 적어서 오래 앉아서 무언가를 하기엔 어렵다는 점.

그리고 제주의 자연이 전혀 보이지 않는 삭막함...

분명 바닥에는 제주를 보여주는 듯한 지형도가 그려져 있고, 대부분의 재질은 나무로 되어 있는데 제가 느끼는 이 삭막함은 무엇일까요? 바짝 마른나무....


그래서 조경작업을 해볼까 합니다. 테이블에 작은 다육식물도 비치하고 곳곳에 넝쿨도 감아보고...

푸릇푸릇한 공간으로...

의자는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까요..? 새로 구매하기보다는 여기서 뭔가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방석들을 잔뜩 구매해서 묶어야 할까요?

:)



[도움을 주신 분들]

-Space 브랜딩 작업 : 이광석 님

-전기 배선 작업 : 김지훈 팀장님, 강동균 주무관님

-테이블 배치의 의견 : 전정환 센터장님

-모임 사진제공 : 박산솔님

-사진 촬영 협조 및 등장 : 박경호 님, 이광석 님, 혜청님, 법무관님, 나경 님, 영준 팀장님, (주)오쉐어 팀, 강귀웅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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