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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안톤 May 08. 2020

어버이 은혜

개나리~개나리~얼룩 개나리.....?!

내일은 어버이날이다.


부모님과 식사 약속을 잡았다.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않았고, 통화나 문자도 소홀했으나 어버이날에라도 '뭔가'를 하게 되면 유효기간 1년짜리 면죄부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다 어버이날 노래를 흥얼거렸다.

"낳실 제 괴로오오우움 다아아 잊으시고오오오~"

한참을 기분 좋게 부르다 보면 꼭 헷갈리는 구간이 있다.


아아아~ 고마워라~스승의 사랑


거품을 씻어내다가 멈칫했다. 이게 아닌데... 다시 처음부터 불러보아도 이내 마찬가지였다. 고구마 10개를 먹은듯한 답답함을 느껴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휴대폰을 집어 '어버이날 노래 가사'를 검색했다.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언젠가 처음으로 헷갈렸던 가사는 마흔이 되어도 늘 같은 구간에서 스승의 은혜로 바뀌었다. 그리고 아직도 '송아지' 노래와 헷갈려하는 '개나리' 노래는 첫 구절부터 멈칫하게 한다.


비록 이런 노래는 헷갈리고 까먹을지언정 평소 부모님께 안부전화와 문자 드리는 것은 잊지 않아야겠다. 평소에 무심하다가 어버이날이 다가와서야 인터넷에 '어버이날'선물을 검색하고, 계좌이체로 용돈을 보내드리면서 '바빠서' 못 뵈러 간다고 했던 지난날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진다.


"선물을 준비 못했는데 그냥 같이 저녁 식사할까?"라는 내 말에도 너무 좋다며 반가워하시는 부모님의 말씀이, 그 마저도 자식이 힘들까 싶어 서울로 오시겠다고 하는 그 마음에 마음 한편이 뭉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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