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는데 없어졌어요.
7월, 기나긴 장마로인해 습하디 습한 날씨처럼 내 머리는 뿌연 수증기로 가득해져서 유난히 일하기 힘든 달이다. 회사에서 권하는 여름휴가는 보통 6~8월인데 나는 보통 그 중간 견디기 힘든 7월에 여름휴가를 쓰곤 한다. 최소 3일에서 최대 5일 결코 짧지 않지만 여름휴가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마시멜로 실험
심리학에서 유명한 실험인 '마시멜로 실험'이라는 유명한 실험이 있다.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1개를 주고 10~15분동안 참고 먹지 않으면 1개를 더 준다고 하는 것이다. 그 결과 눈 앞에 있는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은 아이들의 학업성취도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더 높다는 실험이다.
직장인의 마시멜로
직장인이 일하면서 얻게되는 보상으로는 단순하게 월급, 휴가 이 두가지로 나눠볼수 있을 것 같다. 월급은 내가 중간에 그만두더라도 일한만큼 받을 수 있지만 법적으로 보장받는 연차의 경우에는 1년 미만의 근로자는 1달 만근시 1개씩 생기며, 2년차 부터는 1년간 80%이상 출근시 최대 15일의 연차가 발생하며, 3년이상 계속 근로했을 경우 2년마다 1일씩 늘어나게 된다. 연차의 경우 내가 힘든 회사생활을 견디고 열심히 일한만큼 얻게되는 얻게되는 쉴 수 있는 보상, 즉 마시멜로 같은 것이다.
마시멜로를 어떻게 먹을까
보통 긴 휴가를 쓰는 직장인들의 경우 최근들어 거의 대부분 해외여행을 가곤한다. 주말을 끼고 3일 정도 쓰면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권, 평일 5일을 쓰면 주말 포함해서 최대 9일까지 쉴수 있기 때문에 5일 휴가를 쓰는 경우 유럽, 미국 여행까지 다녀오는 경우가 있다. 요즘엔 휴가를 내고 국내여행을 가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긴 여름휴가를 쓰면 다들 어디로 떠날까를 고민하지만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에겐 휴가란 그동안 바빠서 하지못했던 일들의 하는 재정비의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휴여름가간다고 할 때 어디가냐고 물어볼때면난감하지만 어영부영 둘러대곤한다. 어디로 떠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평소엔 극도로 계획적인 성격이지만 여행은 이상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 부터 피곤해진다. 여행을 떠날 때 만큼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가고 싶다. 그리서 같이 가는 사람이 짜주는 여행은 아무 불평없이 맞춰주면서 잘 따라다닌다.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대부분 회사에서 생활을 하기에 회사일에 신경을 끄는게 힘들다. 그래서 휴가 때 회사에 대한 스위치를 완전히 내린채 다양한 방법으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I인 내게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건 매우 중요하다. 그래도 조만간 발리로 가서 자연속에서 요가를 배우며 힐링의 시간을 갖고 싶긴 하다.
마시멜로를 어떻게 먹든 짧지 않은 휴가가 마치 마시멜로처럼 있었는데 없었던처럼 스스륵 녹아 없어진다. 열심히 일해서 얻은 보상이기에 '지연된 만족'을 각자의 방법으로 충분히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 분명 있었는데 없어지는 휴가이지만, 그 있었던 시간을 곱씹으며 다시 일터로 돌아가서 버티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