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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녹 Sep 08. 2024

일방통행은 사고를 부른다

좋은 평가란 무엇일까?

"여러분은 사회에 나가면 항상 누군가에 의해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20살, 대학교 신입생시절 경영학과에 입학하고 들었던 경영학원론 교수님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착각하던 그땐 와닿지 않았지만 정글같은 사회에 나오다보니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을 때마다 경영학원론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업무스타일이 잘못된 것 같은데


최근에 팀내 여러가지 이슈로 인해 임원분과 1:1 원온원을 할 기회가 생겼다. 면담 중 면담 주제에서 벗어나 갑자기 임원분이 나에 대해 이러한 부분을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업무스타일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했다. 회사에서 업무 스타일은 각자의 고유한 성격과 같은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업무스타일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 최근에 있던 표면적인 상황만 보고 그렇게 평가하신거 같아 억울해서 그건 일부분이고 잘 해내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항변해 보았지만 나에 대해 그렇게 단정지으신것 같았다. 


내 업무 스타일에 대한 갑작스런 평가에 대해  수긍할수 없는 이유가 있다. 이전 회사 국장님한테선 내 업무스타일에 대한 좋은 피드백을 들었었기 때문이다. 이전 국장님은 그게 내 최고의 장점이라고 하셨다. 또한 나는 나름 클라이언트, 부사수, 동료 등 나름 a/b 테스트도 해보았기 때문에 업무스타일에 대해 믿어 의심치 않았다. 깜빡이 없이 일방적으로 받은 평가 때문에 내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내 업무 스타일의 근간이 흔들렸다.


일방적인 평가의 부작용 


나는 회사에 다양성이 있어야 고이지 않고 앞으로 발전해나갈 기회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회사는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과 같다고 생각한다. 또한 몇년간의 회사생활을 통해 말이 돌고도는 회사에서 한사람만의 말을 듣고 특정 사람을 바라 보지 않으려고 한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개가 고양이가 되어 버리는 완전히 왜곡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면담 후 갑자기 일방적인 평가를 받게 되지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임원분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사람의 일방적인 평가가 정답이 될 수는 없다. 납득할만한 공정항 평가 방식에 의한 피드백이었다면 겸허히 수용했을 것이다. 공정하지 않은 평가는 조직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낮추어 조직 몰입도를 방해하고 결국에는 회사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넷플릭스의 360도 평가


최근에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이라고 평가받는 넷플릭스에서는 조직 내 솔직함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는 그 사람 면전에서 할 수 있는 말만 하라.' 라는 조직내 가이드라인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넷플릭스 내에서 성과 평가는 솔직한 직장 환경을 만드는 데 그다지 바람직한 매커니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서로가 서로를 평가할 수 있는 360도 서면평가를 도입하되, 익명으로 점수를 매기지 않고, 결과를 연봉과 승진과도 연계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넷플릭스 조직원들도 회사의 평가방식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이러한 솔직한 평가방식이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유연하게 살아남을 수 있아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양방 통행이 허용되길 바라며


누군가에게 평가받는건 힘들지만 누군가를 평가하는건 쉽다. 특히 평가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 평가가 공정하지 않다면 쉽게 받아 드릴 수 없다. 나는 누군가 나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면 언제든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있다. 나 뿐만 아니라 공정한 평가에 의한 피드백이라면 누구든 바뀔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의 방식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일방적인 평가가 아닌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가 서로에대한 건설적인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평가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줄어들 것이다. 회사에서 완벽한 평가 쳬계가 존재하지 않겠지만 누군가를 평가하는 일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조심스러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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