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녹 Oct 13. 2024

오른손이 일을 하는 동안 왼손은 더 많은 일을 한다.

조직에서 묵묵히 자기일을 하는 사람들

피아노 연주를 하다보면 오른손은 주로 메인 멜로디를, 왼손은 이를 받쳐주는 멜로디를 연주한다. 그러다 보면 주로 돋보이는건 당연히 메인 멜로디를 연주하는 오른손이다. 회사도 마찬가지이다. 조직에서도 남앞에 드러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보통 보여줄수 있는 일을 하는 오른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한다. 반면에 남앞에 드러내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저 내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은 왼손과 같은 역할을 한다. 피아노 연주에서 오른손과 왼손이 조화를 이루듯 조직에서도 오른손과 왼손 역할은 긴밀하게 연관되어있다.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왼손

피아노 연주에서 오른손의 임무는 막중하다. 주요한 멜로디를 연주하기 때문에 조금만 틀려도 티가 나기 때문이다. 반면 왼손은 오른손이 한 음을 칠 때 이를 받쳐주기 위해 적게는 두번에서 많게는 여덟번까지 어떤 곡이냐에 따라 바쁘게 움직인다. 왼손은 바쁘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순간에 타이밍을 놓치면 곡 전체를 망칠수도 있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조직에는 각자의 R&R(Roles And Responsibilities) 이 있다. 어떤 업무를 맡느냐에 따라 중요도의 경중이 달라진다. 보통은 연차에 따라 조금씩 책임감 있는 업무를 맡게 된다.  조직 내에서는 각자의 업무가 조직에게 모두 중요한 업무라 강조하지만, 업무를 맡은 각자가 느끼는 바는 조직에서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각각 다르다. 왼손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조직내에서 의미감을 잃어버려 기존보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거나 이탈하게 되면 그 조직의 시스템은 조금씩 붕괴된다.


왼손에 대한 인정

조직에서 오른손 역할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아준다. 중요한 일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왼손 역할은 겉으로 티는 나지 않지만 아무리 발을 동동구르며 열심히 일을 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


하기 싫은 일이었지만 팀에서 왼손역할이 되는 A 업무를 어쩔수 없이 한적이 있다. 다른 중요한 일도 많은데 그 일은 결과대비 업무 리소스가 많이 들어서 할때마다 하기 싫다는 생각이 지배했다. 어느날 팀장님과 다른 업무와 관련해서 메신저를 하다가 A 업무 때문에 너무 정신없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소연을 한적이 있다. 그랬더니 팀장님한테서 "그래 너 고생하는거 알고 있어. 너가 잘할꺼라 생각해서 맡긴거야. 나중에 끝나면 밥한번 사줄게."라는 답변이 왔다. 팀장님의 답변에 내가 A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내 노력을 알아주는 팀장님 덕분에 그래도 열심히 해서 성과를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조직이든 조직의 목적은 특정한 목표 또는 성과를 달성해야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사람만 일해선 절대 이룰 수 없다. 조직내 사람들의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보통 왼손의 역할을 잘 해내는 사람은 책임감이 강하지만 당연한일을 했다고 생각할 뿐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어필을 잘 하지 않는다. 그래도 조직 내에서 왼손에게 "인정"은 필요하다. 가끔씩 조직내 묵묵히 일하는 왼손들에게 관심과 인정을 준다면 왼손의 조직내 충성심도 높아질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