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이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될까?

흙신에서 GOAT로

by 이녹

3년만에 테니스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 그 동안 테니스를 등한시 했던 건 아니고 3년 동안 개인적으로 일어났던 많은 일들 덕분에 바빠서 글을 쓸 수 없었다. 신기한건 3년동안 남자 테니스에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80년대에는 존 메켄로와 비외른 보리, 90년대는 피트 샘프라스와 안드레 애거시, 2000년대에는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 같이 시대마다 대표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20년이 넘은 2022년까지도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페나조)가 남자 테니스계를 지배하고 있다. 얼마전 끝난 2022년 호주오픈에서 라파엘 나달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통산 21번째 우승을 하며 페더러, 조코비치와 함께 사이좋게 갖고 있던 메이저 우승 20회 기록을 깼다.


스포츠 집안 출신

라파엘 나달의 타고난 운동능력은 아버지쪽 집안 내력이라고 할 수 있다. 나달의 삼촌인 미겔 앙헬 나달은 스페인 축구 대표팀의 수비수로 활약했으며 FC 바르셀로나의 레전드중 한명이다. 또한 또 다른 삼촌인 토니 나달은 테니스 선수로 어렸을 때 부터 2017년 까지 코치로서 나달을 지도하며 나달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낸 핵심인물이다.


나달은 대표적인 왼손잡이 선수중 한명인데 여느 다른 스포츠 종목과 마찬가지로 테니스에서도 왼손잡이 선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왼손잡이 선수가 유리한 면이 있다. 토니 나달은 오른손잡이인 라파엘 나달에게 왼손 포핸드를 단련시킴으로써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 토니 나달은 기술적인 뿐만 아니라 라파엘 나달에게 테니스 매너도 가르쳐 주었는데, 상대적으로 유복한 환경에서 훈련받았던 나달에게 테니스 라켓이 없어 힘들게 훈련하는 선수들도 많다며 경기가 안풀린다고 해서 함부로 라켓을 던지거나 부수지 말것을 가르쳤다. 그래서인지 다른 탑 플레이어들과 달리 나달은 한번도 경기동안 라켓 스매싱을 한 적이 없고, 경기 내 매너가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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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라파엘 나달과 앙헬 나달(왼쪽) 코치인 토니나달(오른쪽)


황제의 독주를 제지한 신예

테니스는 몰라도 페너러와 나달의 라이벌 관계를 아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나달은 5살 차이나는 페더러가 2003~2007년까지 테니스의 황제라 불리며 적수 없이 독주를 달리고 있을 무렵 신성처럼 나타나 페더러의 독주를 제지했다. 2005년 만 18살의 나이에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프랑스 롤랑가로스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나머지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호주오픈, us오픈에서 모두 한번씩 우승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08년엔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커리어 골든 슬램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클레이 코트인 프랑스의 롤랑가로스 오픈에서 13회 라는 경이로운 우승 이력을 가져 '흙신'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페더러는 흙신인 라이벌인 나달 때문에 계속해서 롤랑가로스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었는데, 2009년 나달이 16강에서 탈락하자 이 때 유일하게 롤랑가로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이후 2022년 호주오픈에서 나달이 우승을 하면서 21회 메이저 대외 최다 우승기록을 가지게 되었다.


승리를 위한 지독한 루틴

스포츠 선수들은 자기만의 루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달은 그 중에서도 루틴이 지독하게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 전에는 얼음물로 샤워하기, 서브권 결정시 점프하기, 경기 중 똑같은 높이로 양말 신기, 경기 중이 아닐 때는 라인 밟지 않기, 오른발이 코트 위로 먼저 들어갈 것,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 후 물마시기, 자신이 정한 위치에 물통을 두고 상표가 바깥으로 보이게 하기, 서브를 넣을 때마다 하는 나달의 시그니쳐 루틴(바지 잡아 빼기, 어깨만지기, 땀닦기 등) 등등 10개가 넘는 루틴을 경기를 할 때마다 정말 철저하게 지킨다. 나달의 루틴이 얼마나 유명하냐면 볼보이가 경기 중 나달의 물병 루틴이 흐트러지자 물통 위치를 원래 위치로 되돌려 준 적도 있었다.

나달볼보이.jpeg 나달 특유의 물병 위치의 각과 상표를 코트 밖으로 향하게 해주는 볼보이

이렇게 나달이 자신만의 루틴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은 매 경기 유일하게 자신이 통제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루틴을 지키면 이길 수 있다는 승리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른다.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중 누가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의 선수)인지에 대한 논쟁이 최근 몇년간 이 세선수의 기록이 비슷해 지면서 남자 테니스계에서 끊임없이 불거졌다. 이미 2022 호주오픈 이후 나달이 21회를 달성하면서 한발짝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다음 대회는 나달의 독무대인 롤랑가로스이기에 우승 확률이 높아 22회를 달성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페더러보단 1살 어린 조코비치가 나달을 쫓아가며 나달의 기록을 깰 수 있다. 하지만 GOAT가 아니더라도 나달은 역사상 최고의 테니스 선수중 한명임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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