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남자와 여자는 어디에서 만날까?

전생의 원수를 찾는법

by 이녹

얼마전 회사동료들과 오랜만에 점심을 먹던 중 요즘 한창 방영중인 연애프로그램 얘기를 하다가 주제가 자연스럽게 연애얘기로 빠졌다. 모두 30대이다 보니 연애얘기를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다가 점심시간이 넘어버린걸 알고 후다닥 회사로 복귀했다. 한창 얘기하던 주제는 도대체 좋은 남자와 좋은 여자는 어디서 만날까였다.간단히 내린 결론은 각자의 인연은 있다였다. 부부는 전생에 원수였다고 하는데 과연 각자의 인연은 있을까?


인연은 있다더라

여행사를 다니던 최양은 여권일때문에 광화문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신호를 기더리던 어느 차에서 창문이 내려가더니 운전하던 생천 처음보는 아저씨가 뜬금없이 "곧 귀인을 만날거야. 귀인을 만나서 학이될꺼야."라는 이상한 말을 들었다. 최양은 별 이상한일이 다있네 라면 아무렇지 않게 넘기며 잊어버렸다.


91년 11월 늦가을 어느날 24살 최양은 여러번 선을 보라던 엄마의 권유를 엄마와 싸우면서까지 거절하다가 이번 딱 한번만 나갈테니 더이상 엄마에게 선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했다. 서울에 상경한지 얼마 안된 27살 유군은 옆집 아줌마가 자신의 언니 옆집에 참한 아가씨가 산다며 한번 만나보라고 해서 11월 신당동 어느 경양식집으로 가서 최양을 만나게되었다. 남자는 여자의 꼿꼿하게 앉아있던 참한모습에 반했고 여자는 남자가 착해보여서 좋았다. 그 둘은 만난지 6개월만에 결혼을 하게 된다.


위 사례는 우리 부모님의 이야기이다. 부모님의 이런 인연이 없었다면 내가 없었을것이다. 남녀가 선을 본 흔한 이야기이지만 엄마가 아빠를 만나기전에 어떤 아저씨가 곧 귀인을 만난다고 했던 말을 듣고 엄마아빠는 운명이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 말고도 주변에서 가족끼리 패키지 여행을 갔다 만나서 결혼한 부부, 여행가서 만나 결혼하고 둘이 만난곳에 정착한 부부 등 정말 다양한 경로로 만난 남녀가 존재한다. 결혼한 주변 언니들의 말을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이 남자를 보는 순간 결혼을 할것같다는 느낌이 왔다고 했다. 주변에서는 다들 인연이 있다고 하는데 과연 내 인연은 있을까?



30대의 높은 미혼율


30대가 되면서 내가 나이를 먹은 만큼 주변 사람들도 나이를 먹기에 비슷한 30대 초나 아니면 중반까지의 지인들을 보았을 때 기혼자보다 미혼이 압도적으로 높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까지의 30~34세 미혼 인구 비중은 남성 59.7%, 여성 58.7%로 나타났다. 결혼적령기인 30대 초반 남녀 중 미혼이 모두 절반을 넘는다는 의미이다. 결혼이야 그렇다 쳐도 주변을 보면 다들 괜찮은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연애를 원하지만 연애를 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 괜찮은 남자와 여자 모두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만 괜찮은 사람이 주변에 없다며 도대체 괜찮은 남자와 여자는 어디에서 만날수 있는가에 대해 토로한다.


30대가 서로 못만나는 이유


그렇다면 괜찮은 남자와 여자는 서로 만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가장 큰 공통적인 이유는 30대가 되면 20대때와는 달리 체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20대때만이 가졌던 순수함과는 달리 효율을 추구하기 때문인것 같다. 회사를 다니며 소모하는 에너지도 벅차기에 연애를 위해 쓰는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지만 일단 먼저 현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애는 뒷전으로 가는것이다.


이런 공통적인 이유 외에 다른 이유를 생각해보면 첫번째는 자기객관화가 생각보다 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아이돌이나 판타지에 빠져있어 잘생긴 사람만 혹은 예쁜 여자만을을 찾는 눈이 굉장히 높은 사람이 생각보다 꽤 있다. 이런 사람들은 개인적인 경험으로 웬만한 사람을 소개해줘도 성에 차지 않아 하는 경우가 있고, 눈이 높아서 맞춰서 소개해주기도 굉장히 까다롭다. 두번째로는 신중한 사람들이다. 신중한 사람들은 자기만이 보는 조건들이 있어 조건에 맞추지 않으면 웬만해선 쉽게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세번째는 인맥의 한계이다. 30대가 되면 회사 집을 반복하고 매일보는 그사람이 그사람이기 때문에 인맥이 확연히 좁아진다. 좁아진 인맥에서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소개받기는 여간 쉽지가 않다.


활기가 흘러 넘치는 20대에는 한가지만 마음에 들면 서로 너에서 우리가 되지만 30대가 되면 좀더 진지한 관계를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효율을 추구하다보니 한가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관계의 시작을 머뭇거리게 된다.


30대가 만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그렇다면 30대가 서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에 대해 점심시간에 내린 3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쉬운 첫번째 방법으로는 지인 소개팅이다. 20대에 그렇게 많이 들어오던 소개팅이 30대가 되면 거짓말 처럼 가뭄에 콩 나듯 들어온다. 지인 소개팅은 받기도 힘들지만 소개팅을 받아도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다. 지인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나와 잘 맞을것 같다고 해서 소개팅에 나가보면 대부분은 나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맥이 줄어드는 만큼 소개팅을 마음 먹는다고 받기도 어렵다.


두번째로는 동호회가 있다. 같이 얘기를 나누던 남자동료는 동호회에서 여자친구를 만나 우리에게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같은 관심사나 취미를 갖는 동호회에 가서 관심사나 취미도 같은 사람을 만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으로 보이긴 한다. 하지만 결혼을 생각하는 시간이 없는 30대에게 사람을 알아가고 만나는 과정이 결코 쉽진 않다.


세번째로는 결정사다. 지인들 주변에 결정사로 결혼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내가 20대 후반에 엄마가 아는 어떤 아줌마의 지인의 딸이 이번에 결정사 통해 결혼을 했다며 나에게 너도 결정사 가볼래?라고 했다가 결정사는 무슨 결정사냐며 내가 칼같이 잘라냈던 적이 있었다. 친한 친구의 친구도 얼마전에 결정사를 통해 수십번의 만남 끝에 결혼한다고 했다. 생각보다 결정사를 통해 결혼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같다.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이 비혼주의인 사람을 만나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는게 좋다고 생각이 들지만, 내 조건들을 오픈하고 상대의 조건들을 보고 만날 수 밖에 업기 때문에 사람보다 조건이 우선시 되는것 같아 조금은 꺼려지는건 어쩔 수 없다.




내 인연을 찾는 것은 결코 신비스럽거나 환상속의 일이 아니며 사람과 사람의 만남인 만큼 가만히 있다고 만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최근 주변에서 괜찮은 여자 괜찮은 남자는 어디있을까 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이들의 미스매치가 분명히 있다는걸 느끼게 됐다. 신희상 시인의 [인연을 살릴줄 알아야한다] 중에서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 줄 알지 못하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아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며,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인연을 살릴 줄 안다. 라는 구절이 있다.생각해 보면 나는 그동안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줄 알지 못했던 어리석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괜찮은 사람이 없다며 가만히 있기 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인 만큼 딱 맞는 사람을 찾기보다 좋은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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