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다시 읽으며
20대에는 꿈이 전부인 줄 알았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그럴듯한 경력을 디자인하지도 못했고, 스펙을 쌓는 시간도 아니었다. 그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았다.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30대를 맞이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꿈을 찾고 싶은 소녀였다. 그렇게 소녀인 채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육아를 위해 일을 그만두고 우리 집은 외벌이 가정이 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안정성에 대한 욕구가 커지게 되면서 나는 어떻게 하면 재산을 늘릴 수 있을지, 돈을 벌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내가 다시 경제독서를 시작하게 된 이유였다.
30대 초반 다니던 회사의 팀장님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추천해서 처음 읽었다. 그 당시에도 제법 자기 계발서도 읽고 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책을 읽고 어떤 것도 실행하거나 변화를 위한 발걸음을 떼지는 못했다. 이번에 독서모임에서 다시 읽게 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는 놀라움이었다. 그 정도로 이 책은 나에게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책이었다. 그동안 경제와 재테크에 대한 공부 한 것들이 나를 변화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이번 독서를 통해 배웠다. 이 책을 바라보는 내가 달라져있었다.
로버트 기요사키가 말하는 부자가 된다는 것은 단지 수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습관과 일상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문제였다.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 아빠의 교훈과 부자가 되는 10단계도 여러 번 곱씹어야 하는 내용이었지만 나는 특별히 9장의 해야 할 일들에 있는 내용이 좋았다. 그래서 오늘 부자 아빠에게 배운 로버트 기요사키가 말하는 부자가 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정리해 보기로 했다.
나의 실천 리스트
1. 현재 나의 위치를 파악하기.
이걸 해볼까 저걸 해볼까 마음이 심란해지는 요즘이었다. 일단 우리 집의 자산을 파악하고, 예산을 다시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그리고 잘 하고 있는 것과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정리해야 한다. 재정적인 부분 외에도 육아에서도,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그리고 자기 계발에서도 내 삶의 각 영역마다 정리를 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2.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라.
최근 다시 광고로 접하는 무료 강의를 몇 개 들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나눠주는 인사이트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내가 강의를 결제한다고 해서 그들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 되는 건 아니다. 개념을 가져오되, 내가 적용할 수 있는 건 어떤 게 있는지 매일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예전에 읽은 다른 책에서도 매일 아침 아이디어를 적는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좋다고 생각하고는 실천을 못하고 있었다. 다시 시작이다.
3. 롤 모델을 찾아라.
이건 늘 어렵다. 왜냐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에 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발자취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그리고 이것도 역시 기록을 해야겠다. 쓰지 않으면 그저 떠올려본 생각은 떠돌이처럼 떠나버린다. 그동안 그래왔으니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4. 강의들 듣고 책을 읽고 세미나에 참석하라.
모든 자기 계발서의 조언이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책을 읽고, 강의를 듣자. 그리고 읽고 들은 것을 내 것으로 소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읽은 것을 가지고 글을 쓰기로 한다. 글을 쓰며 정리를 해야 그것이 그나마 나에게 남고,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실행한 모든 것이 남는다. 그러니 되도록 많은 것들을 도전하고 실행해 봐야 할 것이다.
5. 먼저 제안하라.
나는 먼저 제안을 하지 않는 편이다. 누군가가 제안할 때 되도록 빼지 않고 하겠다고 하는 것도 용기를 낸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의 이 과정을 통해 어떤 아이템이 생긴다면, 그 첫 번째를 누군가에게 제안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선언하겠다.
6. 부동산에 관심을 계속 두기.
타석에서 절대 내려가지 말라고 했던 마지막 강의의 당부를 기억한다.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동네의 변화를 살피고 지역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고 했다. 사실 먼 동네까지 가는 건 쉽지 않기에 최소한 우리 구의 사정에 대해서 계속 추적 관찰하기로 결심했다. 신규 분양이 언제 있는지, 교통의 변화는 어떤지, 재건축이 진행되는지 등 안테나를 세우지 않으면 그 모든 소식은 내게 닿지 않는다는 걸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7. 모든 시장에서 저렴한 상품 찾기.
부동산, 주식, 코인 모든 자산이 될 만한 시장에서 내가 집중해야 하는 것들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쉬지 말자. 뭐가 되었든 수익이 생겼다면 그것으로 자산을, 그중에서도 저평가 되고 있는 것을 찾아 모아가자.
8. 올바른 장소 찾기.
공부하기 좋은 장소, 글쓰기 좋은 장소. 집중력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는 곳을 찾자. 집이 제일 편하지만 집에서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채는 순간 바로 짐을 챙길 수 있도록 하자.
9.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을 먼저 찾고 팔고 싶은 사람 찾기.
어떤 수요가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중에서 내가 공급자가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도 노트가 필요하다. 내가 주고 싶은 걸 주려고 수요를 찾지 말고, 이미 있는 수요 안에서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먼저다.
쓰다 보니 해야 할 게 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늘 아이에게 하는 말처럼, 풀어야 할 문제집의 권수가 많아졌다고 한들 집중해서 하면 하루에 다 할 수 있는 양인 것처럼 하나하나 습관을 들여가며 기록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실제로 떠오르는 그 어떤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저 책을 읽고 '아, 참 좋았다!'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실천으로 연결하려는 오늘의 다짐이 내일의 한 걸음을 떼게 할 것이다.
남들의 일 년은 압축되어 흐르는데 나의 일 년은 그저 흘러 지나가버린 것처럼 느껴졌던 순간들을 돌아본다. 이제 나의 일 년도 어제 있던 자리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일 년이 될 수 있도록 실행하는 삶이 되기로 결정한다. 지금부터 걸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