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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아이'는 없었다, 내가 낯설어했을 뿐

by 엄마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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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함께 성장해빛에 참여하고 있는 브레인 코치 지니안제님이 주신 개인 코칭권을 받았다. 진작에 받은 코칭권이었지만, 아이 학습과 관련해서 질문하고 싶은 건 많아도 무엇을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 몰라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이번 달 안제님의 독서 기록을 보다가 자연스럽게 질문을 드리게 되었고, 덕분에 줌 미팅 약속까지 잡게 되었다.


애니어그램 검사 결과를 듣는 동안, 마치 용한 점쟁이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의 기질과 아이의 기질이 어떻게 부딪히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방식으로 아이에게 맞춰가야 하는지 들으며 느끼는 바가 많았다. 나는 그동안 큰 아이가 조금 더 수월하고 둘째는 벅차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검사 결과는 정반대였다. 둘째의 감정 조절 능력이 오히려 더 높다는 말에,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못된 시선으로 판단해왔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괜히 마음이 미안해졌다.


돌이켜보면, 큰 아이는 잠을 안 자고 밥을 안 먹어도 "그래도 순한 편이야"라고 말하며 키웠다. 말이 더 통한다는 이유로 큰 아이가 감정 조절도 잘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둘째는 자기 고집이 생기고부터 대화가 어렵고 통제가 안 된다고 느꼈다. 그래서 늘 "둘째는 벅차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저 성격이 다를 뿐인데, 낯선 성향을 '힘듦'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것이다.


오후에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갔더니 선생님이 먼저 나오셨다. 며칠 전 제출한 아이의 사회성 검사 결과가 원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


"원에서는 아이가 전혀 문제가 없는데 어머님이 점수를 좀 박하게 주신 것 같아요. 결과 보고 놀라지 마세요."


나는 나름 아이가 자란 것 같아 후하게 평가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안제님과의 대화에서는 감정 조절력이 높다고 나온 아이를, 나는 사회성 부족한 아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아이를 야박한 시선으로 보고 있었구나. 아이의 좋은 면을 따뜻하게 바라봐야 하는데, 나는 계속 문제점을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런 엄마를 향해 끝없이 매달리고 안기는 아이를 오늘은 좀 더 사랑스럽게 바라보자고 다짐했다.


제안받은 대로 오늘은 다른 것보다 쉬는 시간만 체크하면서 기준을 조금 낮춰보았다. 그랬더니 큰 아이도 훨씬 감정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공부를 했다.

"엄마가 오늘 너에게 화를 내지 않고 잔소리를 하지 않으려고 엄청 애쓰고 있는데 알겠어?"라고 했더니 아이가 대답했다. "알아. 옛날이랑 완전히 달라."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돌아보려고 했는데 결국 문제는 내 안의 높은 기준이었다.

SE-5164d36b-8aa8-413d-a8e9-e18389746b30.jpg?type=w1 출처: 픽사 베이
날 사랑하는 너희에게,


엄마가 조금 더 노력할게.

네가 너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엄마가 옆에서 속도를 맞춰서 함께 걸을게.

너를 보면서 고쳐야 할 점을 찾는 게 아니라

오늘 너의 사랑스러운 점을 찾을게.


"너를 잘 모르겠어. 힘들어."가 아니라

"너를 알아가는 게 정말 재미있다."라고 말할게.

엄마를 넘치게 사랑해 주는

너를 기꺼이 안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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