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무겁지 않게, 내 마음에 남은 배움

<사랑이 무게로 안 느끼게>

by 엄마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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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박완서를 좋아한다.

박완서의 소설을 보고 좋아하게 되었다기보다 작가 박완서에 대한 글을 먼저 보고 반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문득 눈에 들어온 제목과 작가의 이름에 덥석 책을 들고 온 것이었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라는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제목을 보고 아이는 사랑이 무거울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했지만 납득하지 못한 것 같았다. 언젠가 함께 같은 작가의 책을 읽고 나눌 수 있는 날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원래 이 책의 제목이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였다고 한다. 1971년부터 1994년까지 쓴 산문 46편을 모은 것인데 미공개 원고를 포함해서 책이 다시 나온 것이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쓰인 책인데, 그 일상이 낯설지 않다는 게 신기했다. 물론 유류파동이니 월남 난민이니 하는 이야기는 그 시대의 이야기지만 작가의 시선으로 보는 일상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3. 인상 깊었던 문장 & 나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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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빨간 고추를 다 따더라도 내일 다시 고추가 빨갛게 익을 거라는 말이 자기 계발서의 문구보다 여운이 길게 남았다. 다 끝난 것 같아도 이제 더는 없는 것 같아도 내일이 되면 또 고추가 익어가듯이 자연은 끝없이 우리에게 줄 것이 있다는 것이었다. 오늘 내가 에너지를 다 끌어다 써서 정말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날에도, 자고 일어나면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이 생긴다. 세상은 계속해서 나에게 선물을 주고 있었는데 나는 내가 받은 것들을 모른 채 마음만 바빴던 게 아닐까.


아이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마다 혀를 깨물고 싶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일 화를 내고 있었다. 늘 목소리를 높여 화를 내고 있던 내 모습이 그렇게나 피하고 싶었던 극단적인 편견에 치우친 상태였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에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사랑을 무게로 느끼지 않도록, 내 사랑이 아이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 내가 이미 아이에게 화수분처럼 받고 있는 행복과 사랑을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겠다. 그리고 함부로 목소리를 높이지 말고 아이의 생각을 들어야겠다.


4. 사랑을 무게로 느끼지 않게,

우리 집의 분위기가 어떻게 하면 더 가벼워질 수 있을까. 매일 기록하는 감사일기로도 내 마음의 감사는 일기를 쓰는 순간에만 간신히 회복되는 것 같다. 아이가 내게 보내는 눈빛과 건네는 말을 경청하기로 다짐한다. 화를 참는 게 아니라 그 화를 잘 풀어내고 아이의 생각을 먼저 들어주자고 다짐해 본다.


불평과 불만이 없는 집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다만, 무엇에 집중하고 있느냐에 따라 감사가 있는 집이냐 불평이 있는 집이냐로 나뉘는 게 아닐까. 우리의 사랑이 서로에게 짐과 부담이 되지 않으려면 내가 받을 사랑과 대접을 요구하기보다 내가 받고 싶은 사랑과 대접을 베푸는 것이 시작이라는 것을 기억해야지.


5. 마무리

나폴레온 힐의 책에서 읽은 황금률의 법칙이 나오지 않는 곳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박완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황금률의 법칙을 아는 사람의 시선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이 책은 오히려 자기 계발서보다 더 따뜻하고 단단하게 나를 위로하고 붙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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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수다 #책읽는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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