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3

여기가 어디라고?

by 아이리스 H


다이어트를 하게 될 줄이야?


유전학적으로 난 타고난 뻬뻬 ㅎㅎ마른 체형이었다. 두 아이를 낳고도 아가씨 몸매였다고 우길만큼 그러나 어느 순간 아줌마의 통통한 몸매 대열에 합류하고 말았다. 얼굴도 보름달이 되어가는 듯 ~빵을 닮아가고 있었다


그 후, 내가 좋아하는 빵과 떡은 나의 적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는 적과의 동침을 원한다.

빵과 떡을 일단 먹고, 운동을 하거나, 한 끼를 굶거나, 살과의 전쟁을 포기하거나 ㅎㅎ빵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채 잘 살아가고 있다.


겨우 3킬로 감량 성공했다고 좋아라 했는데... 백신 2차 접종 후, 잠이 오지 않아서 24시간 편의점에 가서 빵과 군것질할 것을 잔뜩 사 와서 영화를 보며 정신없이 먹고서야 잠이 들었다는 제보를 올린다. 아침이 되니 주먹도 겨우 쥐 어질 정도로 부었다. 눈도 팅팅 ㅎㅎ괜찮은 걸까??


나의 사랑 빵을 끊는 일은 진짜 힘들다. 며칠 전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저 안부전화였는데...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에 반가움이 묻어났다. 내가 서울에 있다는 제보를 흘린 적이 없는데... 친구는 안부를 물으며 직감적으로 느낌적으로 텔레파시가 통한 듯 기분이 다운되었다며 바람 쐬러 가자고 한다.


요즘 나는 백수라 시간 부자다. 나에게 NO는 없다. ㅎㅎ Yes 뿐이다.




"친구야, 어디가? "

"일단 따라와 봐.." 아니 서울을 벗어났다.

" 어디로? 가는 거야? "

뻥 뚫린 자유로를 타고 신나게 달린다.

하늘도 맑고 기분도 좋아진다.


어허! 시골길로 들어선다.

아니 아니 이곳에 뭐가 있다고?

길을 잘못 찾아온 거 아니냐? 추궁한다.


오잉? 여기가 빵집이라고?


검색녀답게 "야야, 기다려봐" 친구도 이곳을 추천받아 처음 오는 거라며 웃고만 있다. 세상에 시골길을 따라 가보니 주차가 만차란다. 겨우 깊숙하게 차를 주차시켰다. 코로나가 무색하다. 다들 여기로 피신 온 걸까? 웅장하다. 세상에 이런 스케일이라니 대박이다. 위드 코로나....

KakaoTalk_20211010_204740767_12.jpg 파주...


이곳은 어디?

나는 누구? 반했다. 빵 냄새 흠흠~

높은 천정에 한번 더 놀랐다. 나무와 화초들로 하우스 속을 연상시킨다.

멋지다. 통유리창과 길게 뻗은 나무와 등 그리고 여러 가지 모양과 색색의 의자들... 와~우

눈이 호강을 한다. 인테리어도 멋스럽다. 이 맛난 빵들을 보며 입이 자꾸만 위로 올라간다.


빵을 본다. 츱츱 여기서 벌써 침을 흘리면 아니 된다. 일단 집게를 들고 넓은 쟁반에 흰 종이를 깔고 빵을 올려놓는다. '이런 이런 참아야 한다. ' 이 달콤한 유혹에서 빵순이는 정신이 혼미하다.


ㅎㅎ 일단 숨 고르기를 하고, 빵과의 눈 마주침을 끝내기란 쉽지 않지만 워워 ~~ 조심스럽게 선택했다. 먹고 또 먹자 통 크게 카드를 긁었다. 또 먹을 수도 있으니 적당히... 커피 핫하게... 이 기분 어쩔 거야?


기분이 가라앉을 때에는

맛난 빵이 잠깐 위로를 해준다.

달달 라테도...

우리의 기분은 잠시 물개 박수라도

치며 쭉쭉 상승곡선 타고 올라가는 중~~


빵공장을 방불케 하는 넓은 광장 같은 빵집이 요즘 대세란다. 어릴 적 동네 빵집이 아니다. 스케일과 규모가 대형화되어 빵과 차를 마시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 거리두기도 가능할 만큼 자리도 넉넉하다.


내가 하노이에서 거주하는 동안

한국 빵집들의 진화가 많이 낯설지만

보기도 좋고, 나쁘지 않다.


옛 추억의 빵부터 새롭게 출시된 빵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린다.

내 맘에 드는 빵을 맘껏 고를 수 있어 좋다.

다양해진 퓨전 빵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달콤한 유혹 속으로 풍덩~~~


오늘은 다이어트 대신 행복으로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리라.

친구의 힘든 이야기도 맛난 빵처럼 부풀어 있었지만 금세 사라질 만큼

빵 한 조각의 힘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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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내 고향에 빵집이 하나 생겼다. 정면에 빵과 케이크가 보이도록 유리관처럼 생긴 3층 케이스가 보인다. 지나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침을 흘렸던 어린 시절, 갓 중학교 교복을 입었던 때이다. 근사한 빵집이 시골 동네에 처음 생겼다. 가나안 제과점이란 간판도 달았다.


교복 치마를 입으면 허리가 맞지 않아 빙빙 돌아가던 때가 있었다. 배와 등이 하나인양 붙어있었던 그때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고 배가 고팠다. 단팥빵과 곰보빵, 크림빵... 가끔 생일에 케이크를 먹었던 그때 그 시절 새로 생긴 그 빵집의 딸이 서울에서 전학 왔다.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그 친구의 안부가 궁금하다. 친구의 통통하고 귀여운 몸매가 부러웠던 어린 시절 난뽀얗고 하얀 피부는 분명 빵을 많이 먹어서라며 서울에서 전학 온 친구와 조금씩 가까워졌다. 털털하고 밝게 웃으면 보조개가 음푹페여 귀여웠던 친구였다.


가끔씩 빵을 사러 가면 그 친구는 엄마를 도우며 빵집에 있었고 친구라며 덤으로 빵을 더 많이 챙겨주었던 친구의 엄마도 어렴풋이 기억 속에 있다. 시골의 작은 빵집에서 다른 친구들은 교복을 입고 미팅을 하기도 했다. 쑥스럽고 부끄러움 많았던 나는 겨우 빵을 사러 갈 뿐이었다.


여름방학이 되고 사춘기가 되면서 나의 빵사랑은 누군가의 밀회를 엿보는 은밀함이 숨겨진 빵집을 탐문하는 스파이가 되어 "어제 나, 빵 사러 갔는데... 거기에 누구랑 누구 미팅하더라"


FM 라디오 방송이라도 하듯 비밀을 폭로하는 빵순이가 되어 있었다. 달콤한 크림빵처럼 설렘의 순간들이 빵처럼 부풀어 오르던 그 빵집을 추억하며 나는 어느새 어른이 되었다.



오랜만에 드라이브는 답답했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었다. 코로나로 조심조심 백신 2차 접종을 했지만 다행스럽게 별 이상은 없다. 멋진 가을날 모두가 위드 코로나로 자연을 만끽했으면 좋겠다. 부드럽게 혀끝에 닿고 달콤함을 주는 단팥빵처럼 빵빵한 가을을 즐기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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