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멘털이 강해야 해~
나를 부탁해~
노는 처지에 기사까지 있다. 집 근처에 사는 남동생은 시간이 될 때마다 나의 발이 되어주는 전용 자가용 기사를 하려 한다. 몰래 서울을 가려해도 들통날정도이다. 눈치도 행동도 엄청 빠르다. 차도 럭셔리해서 폼나는 사모님 놀이를 즐기기에 좋지만 늘 고맙고 미안해서 가끔 차에게 밥을 조금 준다(주유) ㅎㅎ잘 부탁해~
ktx 운전기사님을 단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나의 서울 가는 길을 늘 안전하고 쾌적하게 데려다주신다. 정확한 시간에 꼬박꼬박 약속도 얼마나 잘 지키는지 40분 만에 서울역에 무사히 내려준다. 나의 발이 될 줄이야 ㅎㅎ
그밖에도 새마을호, 무궁화호, 누리호, SRT, 기차와 열차는 추억을 가득 담고 있다.
버스는 오늘도 000 숫자를 달고 어디든 가고자 하는 곳을 척척 태워주고 내려주니 편리하다. 내리는 곳을 미리 방송도 해주고, 자동 벨도 누르라하고 창문도 열었다, 닫았다 ㅎㅎ오래전(20대) 종점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서울길을 살피고 외우느라 1시간, 2시간 허송세월도 했었다.
전철은 1호선 ~9호선 까지 많아졌다. 경전철, 경춘선, 경의 중앙선, 경강선, Gtx, 공항철도.. 층계를 오르고 내리는 게 좀 불편하고 사람도 많은 편이라 좀 꺼리는 편이지만 약속시간을 지켜야 할 때와 몸상태가 좋을 때 이용한다. 한강대교를 가로지르고 들판을 터널을 지날 때 멋있다.
택시는 콜 하면 대기해주고 좀 비싸다고는 하지만 편하다. 막히는 곳만 피해서 잠깐씩 이용하기에 좋다. 교통수단이 이처럼 나를 이곳저곳을 누비며 다닐 수 있게 해 주니 자가용이 없어도... 백수생활에 불편함이 없다. 백수는 일이 없고, 시간이 많고, 정해진 스케줄은 없지만 엄청 바쁘게 돈을 쓰며 벌지는 않는다.
서울에서 아산으로 이사를 감행하면서 편리함 대신 불편함을 택했다. 정작 조용히 살고 싶어 내려왔으나 부지런하게 이곳저곳을 누비며 두발로 기사를 이용하여 바쁘게 백수생활을 하고 있다. 많이 걸으며 생각하고 듣고 보고 알아간다. 어릴 때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아직은 젊을 때다.
내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참 많았고, 사람이 재산이 됨을 알았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 같은 사람, 변화가 있을 때마다 연락처를 남기며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 그리고 한결같이 나의 삶을 응원해주는 이들이 있어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란 걸...
고양시 호수공원으로 오래전 알던 언니 같은 분을 만나러 갔다.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 했는데 만나고 보니 어제 만난 사람처럼 스스럼이 없다. 이런 관계 유지한걸 나도 언니도 신기해하며 우리는 오래된 정발산의 한정식집에서 진수성찬을 만났다.
옆구리살 오늘은 생각하지 않고 신나게 먹기로 했다. 이런이런 수다와 겸상을 했다. ㅎㅎ 차려주는 밥상이 최고다. 그날은 날씨가 좀 흐렸다. 이런 날엔 맛있는 음식으로 힐링해야 한다.
백수 멘털이 중요하니까...
호수공원으로 가보니 낙엽비가 내린다. 어머나 세상에 너무 멋지다. 그네에 나란히 앉아 호수 멍을 즐기며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진짜 비를 만났다. ㅎㅎ 빠른 걸음으로 따스한 차 한잔을 마시러 들어간 카페 풍경화다. 오늘은 커피 대신 허브차로 가을을 즐겼다.
언니는 20여 녀 전 알고 지낸 사이다.
교회에서 만났던 집사님이었고,
지금까지 인연 되어
삶을 나누고 있다.
어찌나 반갑고 좋았는지? 먼길을 한걸음에 달려와 만났다. 살던 곳이 같았던 20여 년 전... 지금은 서로 다른 곳에서 각자 살고 있지만 변함이 없다.
아무 말 대잔치라도 걸린 사람처럼
두서없이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듣는다. 그래서 오랜 만남 속엔 편안함이 있고 긴 만남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백수끼리 만나서 회포를 풀었다. 열심히 살아왔으니 백수여도 부끄럽지 않다. 지금을 즐기며 산다. 멘털 무너지지 않게 꼭 잡고서 말이다. 아쉬운 시간은 또 흘러갔다. 만남을 기약할 수 없지만 늘 그 자리에서 날 응원해줄 언니 같은 집사님을 참 좋아한다. ㅎㅎ
성북구 길상사에 가을을 만나러 두 탕째,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놓은 듯 아름답다. 나의 서울살이 반은 성북구에서의 삶이다 그곳에서 두 아들을 키우며 만난 아들의 친구 엄마들... 언제 봐도 반갑고 좋은 동갑내기 친구다.
그곳에서 행복한 아줌마 두 명을 또 만났다. 바쁘다 바빠 ~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ㅎㅎ 부지런한 백수
며칠 전, 친구가 시아버님을 하늘나라에 보냈다. 코시국이라 연락도 안 했다. 그래도 연락은 했어야지 배려를 해주었는데 서운했다. 늦었지만 마음으로 함께 위로해 주었다. 종교는 자유지만 비는 마음은 같지 않을까? 그곳에서 두 손을 모았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의 만남은 행복함이고 힐링이다.~가을이면 늘 찾아오던 이곳 길상사에는 어김없이 아름다움을 뿜 뿜 뿜어내고 있었다. 함께 낙엽을 밟고 걸으며 우리는 사는 방법은 달라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주려 애쓰며 고개를 끄덕여 주고 토닥토닥 위로를 해준다.
사랑도 그러하단다. 80 평생을 함께해온 남편을 보내고 시어머니의 한마디 " 영혼까지 탈탈 털어 사랑했으니 여한이 없다고 기다리라고 곧 따라간다고..."마음이 먹먹했다. 힘든 시간들을 잘 보내기를 바란다.
금강산도 식후경
우리는 멋진 곳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래간만에 양고기까지... 거금을 썼다.
갱년기 아줌마들 이 정도쯤 누려도 된다. 마음 울적할 때는 먹는 게 남는 거다. 분위기 좋다. 성북구 북악중학교 뒤편에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맛난 음식을 먹으며 기분을 업그레이드했다는... 풍문을 알리오.
코 시국에 집안 리모델링을 하느라 큰 맘을 먹은 친구가 집으로 초대를 했다. 30년쯤 되는 집안을 싹~~~ 바꾸었다. 다른 집 같았다. 이방 저 방 구경을 마치고 식탁에서 맥주 한잔 캬~~~ 술안주는 오징어 에어 프라이기에 구운 고구마, 꼬북칲. ㅎㅎ 아끼고 모은 돈으로 이사를 할까? 리모델링을 할까? 리모델링을 택했다.
부부동반으로 자주 만나던 사이라 그 친구의 남편이 뒤늦게 합류했다.
"그대로네요. 세월이 비껴갔나요?"
"여전히 이쁘십니다"ㅎㅎ 우리는 립서비스인 줄 알지만 기분이 좋았다.
"사과 깎아드릴까요?"
다소곳하고 얌전하게 사과를 깎는 남편과 우아하게 기다리는 갱년기 부인과 친구두명은 하하
"사과해, 사과해" 30년 된 잉꼬부부 인정이다.
"여기서 이러시는 거 아닙니다."
베트남에 있는 남편에게 페이스톡을 한다. 오랜만에 얼굴 보며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눈다. 정겹고 흐뭇한 시간들이 밤늦도록 이어졌다.
정치 그게 뭔지? 재난지원금? 대통령 선거? 정치, 경제, 문화, 연금, 청년실업, 삶, 집값, 무거운 주제들로 토론장이 되었다. 좋은 사람들을 화나게 하였다. 어허 백수 멘털도 탈탈 털리는 중...
법 없어도 죄를 짓지 않는 선한 사람들 위한 특단의 조치는 없는 걸까?? 밤샘 토론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허공을 맴돌다 사라졌다. 좋은 사람들과의 1박은 꿀잠을 선사했다.
젊은 백수, 나이 든 백수, 어쩌다 백수가 늘고 있다.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백수들은 바란다.
유리 멘털 말고 강철 멘털을 장착해야 한다... 두 탕 세탕 뛰려면 백수에게 필요한 건 멘털이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