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더 바쁘다.

1.체력이 필수!!

by 아이리스 H

"타이밍이 중요해"


한 박자 늦었지만 오늘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에서 찬바람을 쏘이며 걸었다. 이곳은 지금 내가 사는 곳이다. 걸어서 갈 만큼 가까운 거리에 은행나무가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다. 어느새 덜덜덜 떨고 있는 나뭇가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비에 젖은 은행잎들이 샛노랗다.

KakaoTalk_20211112_124001541.jpg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11월 12일


지난 주말, 은행나무길엔 차가 뒤엉켜 사람들과 자동차들이 빽빽했다. 이런이런... 그때가 타이밍이었다.아쉽지만 때를 놓쳤다.그러던 오늘 은행나무 길에 막바지 가을을 붙잡고 싶은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노란 은행잎 색깔 스웨터를 입고 패딩 점퍼를 걸쳤다. 인증숏을 날리며 30분쯤 은행나무길을 걷고 또 걸었다.


"예술이야!"


현충사로 차를 돌렸다. 빨간 단풍잎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라도 오길 잘했다. 햇살이 가득하다. 별 모양 단풍잎이 수북하게 쌓여 폭신폭신 이불을 깔아놓은 듯했다. 빨간 별들이 아름답게 누워있다. 빛깔이 너무 곱다. 눈에 담고 폰에 담으며 가을을 한껏 누리고 있다.

KakaoTalk_20211112_124025004.jpg 현충사의 가을 11월 12일


오늘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현충사에서 행사가 있다. 행사를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했다. 미리 맛보기 하고 돌아왔다. 숲길을 따라 빨갛게 빨갛게 가을이 불타 오른다. 기가 막힌 풍경이다. 나무들의 저마다의 색깔로 옷을 갈아입었다.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예쁘다.


"세상에 이럴 수가"


온몸에 붙어있던 잎사귀들을 떨어 뜨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채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은행나무 두 그루 그 아래에 때를 아는지? 모르는지? 햇살에 빛나는 분홍 철쭉꽃이 피어나 봄인듯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살며시 다가가 자세히 보았다. 세상에 이럴 수가...

KakaoTalk_20211112_203220087.jpg 현충사에서 봄을 만났다.11월 12일


"아이야, 입동이란다. 혼자 봄날을 즐기고 있는 너란 녀석 ㅎㅎ" 미소를 짓게 하는구나.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을 오랜만에 실컷 즐기고 있다. 3년 만이다. 떨어진 낙엽들을 줍는다. 책갈피에 가지런히 담아 추억하려고... 허리를 굽혀 겸손하게 낙엽을 대한다.


"밥도둑 꼬막비빔밥으로"


노랗게 빨갛게 오색빛으로 물든 자연을 한참 동안 감상하고 돌아오는 길 배꼽시계는 오늘도 정확하게 꼬르륵을 알람으로 정해놓은 듯 울린다. 점심을 먹으러 찾아간 곳은 이곳이다.

KakaoTalk_20211112_175013640.jpg 아산 배방동 연안식당

연안 식당 깔끔한 블루& 화이트로 깔끔한 식당이었다. 꼬막비빔밥을 먹으러 갔다.


어릴 적 엄마가 꼬막을 사 오시면 양손 엄지손톱 두 개로 삶은 꼬막을 열어 쩝쩝쩝 먹곤 했었다. 내 고향은 서해 안이라 해산물을 유난히 많이 먹었고, 즐겨 먹었다. 낙지, 꽃게, 생선, 새우, 꼬막까지... 내 안에 바다를 품고 살아왔다. 베트남에서도 가끔 싱싱한 해산물을 먹으러 가곤 했다.


역시 밥이 보약이라더니 쓱쓱 비벼 고소한 참기름 한두 방울 넣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나니 힘이 난다. 1시간쯤 짧은 시간을 알차게 썼다. 이 뿌듯함 나중에... 다음에... 미루고 미루던 숙제를 이렇게 짧은 시간에 할 수 있었다. 이 멋진 풍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는데... 원정을 다니며 가을을 만났었다.ㅎㅎ


"가을아~~ 잠시만"


가을이 아쉽게 인사를 하려 합니다. 잠시 짬(시간) 내어 가을을 즐기는 주말이 되시길 바랍니다. 나중에... 다음에... 난 지금 너무 바빠, 귀찮아, 흔한 것이라 무시하지 말고, 가을 타이밍이 늦었어도 아름다움은 조금 남아 있습니다, "가을아 잠시만 멈추어 다오~~ "사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가을이 손짓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베란다 창밖으로 보이는 형형색색 가을을 붙잡아 두고 싶답니다.


백수생활 7개월째, 바쁘다 바뻐 ㅎㅎ노는라 노는것도 연습이 필요하고 스케줄 잘 짜서 놀아야 합니다. 아무나 노는게 아니었음을 고백합니다. 체력이 필수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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