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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는, 우리는...
위로가 필요해~~
by
아이리스 H
Jan 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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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아? 나 어깨 수술한다."
4명의 모나리자 친구들은 단톡방에 올라온 친구의 한마디에 놀랐다. 그동안 잠도 못 자고 아파서 하던 일도 멈추었다고 한다. 몸 이곳저곳 고장 나고 손봐야 할 때가 되었나 보다... 급기야 수술까지 해야 한다니 맘이 무거웠다.
아프기 전, 그 친구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치열하게 세상과 맞서 열심히 살았다. 아픔은 어느 순간 예기치 않게 찾아왔고 그럼에도 한의원으로 정형외과를 다니며 아픔을 이겨내려 했다.
코 시국에 지난 연말, 어깨 수술을 했다. 연초 우리는 단톡방을 열어 안부를 물었다. 수술은 잘되었는지? 궁금했다. 친구는 또 한마디 한다. 니들 덕분에 수술도 잘했고, 집에서 딩가딩가 잘 노는 중이란다.
"마이 아파, 깁스했다."
나라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지만 나도 가끔은 위로를 받고 싶고, 누군가의 품에 안겨 울고 싶을 때가 있듯이 친구는 지금 혼자 있는 게 힘든 것 같아 기쁨조가 되어주려 서울로 향했다.
육체적
아픔과 마음의 아픔이 있기에 우리는 성장하는 거다. 힘내!라는 말보다 많이 힘들었지? 공감해주고 위로해 주는 건 누구에게나 필요한 거다.
50대 중반의 딸은 80대 중반의 노모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큰딸이었고, 큰며느리였던 고된 삶이 작은 흔적을 남겼다. 이제 그만 쉴 때가 되었다고 몸이 신호를 보내왔음에도 쉬지 않았다.
우리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친구네 집으로 병문안을 가기로 했다. 이성적으로 계산하는 사이가 아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언제나 기쁜 일, 슬픈 일을 함께해 온 35년 지기 친구들이다.
"친구야, 쉬어가야 한다. 애썼다."
내가 하노이로 출국하기 전 얼굴을 보려고 급 번개팅을 잡았다. 항상 밝은 에너지가 많은 친구들 기브스를 한 친구는 쉬는 동안 얼굴빛이 많이 좋아졌다.
머리 감기, 세수하기, 머리 묶기 등 사소한 것들을 양손 대신 한 손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게 되니 불편하지만 감사함이 늘었다고 한다.
인생길 잠시 멈추어 간다고 큰일 나는 게 아니고, 먼길을 또 걸어가야 하니 지금의 달콤한 휴식을 즐기라고 말해주었다. 그날 하루 반차를 쓰거나 일을 마무리하고 저녁 6시가 되어서야 다 함께 모이게 되었다.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우리는 서로의 아픔을 공유했다. 마이 아프다 말해줘서 고맙다. 생기 발랄했던 아가씨들은 어느새 찬란한 갱년기 아줌마들이 되어 수다를 떨고 고개를 끄덕여 주며 토닥토닥 '따뜻한 위로'를 나누었다.
갑자기 하노이에서
남편의 전화가 왔다.
페이스톡이다.
"안녕하세요?" 반갑게
두 손을 흔들며 우리는 인사를 했다.
친구 한 명이 노래를 한다.
00 힘 네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00 힘 네세요 00이 있어요~
00 씨 힘내세요! 하하하하하
그런데 전화가 뚝 끊겼다.
'어허, 무슨 일이지...'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왔다.
너무 감동해서 눈물이 났다고...
모두들 고맙다고...
친구에게 위로를 주러 갔다가
위로를 받았다. 나도 남편도
훌쩍훌쩍... 출국일이 자꾸 변경되고
늦어져 그리움도 외로움도
커지고 있었다.
오래된 벗들은 역시
내 마음을 잘도 안다.
혼자여서 쓸쓸했던 마음이
친구들을 만나니
풍성함으로 채워졌다.
"나, 너, 우리... 맛난 거 먹자꾸나!"
80대 노모는 친구들이 불편할까 봐
집안을 깨끗하게 치우시고
노란 호박죽을 만들어 놓으시고
묵은지를 먹기 좋게 볶아놓으시고
멸치와 꽈리고추를 만들어 놓으시고
집으로 가셨다.
큰딸의 어깨 수술로 노모의 마음은
많이 아프셨을 터 변함없는 엄마의
희생에 우리는 감동했다.
배달의 민족으로 초밥과
돈가스를 푸짐하게 더 시켰다.
옛 추억은 슬퍼도 아름답고
비밀이었던 것을 풀어도 즐겁다.
그때 그 시절 우리는 그랬다.
하하하, 호호호, 깔깔깔
한바탕 먹고 웃고 나니...
병문안인데 슬프지 않다.
"기쁜 마음으로 아파해주라"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못했던 것들
엄마와의 시간도 갖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낮잠도 실컷 자고,
우아하고 여유 있게
차 한잔도 즐기면서
너 스스로를 위로해주길 바란다.
우리의 사랑을 받은 친구는
잠시 아픔도 잊은 채 웃었다.
우리는 맛난 거 사 먹으라고
작은 위로금을 모아 주었다.
돌아가려고 엘베 앞에 서 있었다.
"얘들아, 잠시만 기다려... 가지 마"
그러더니 집으로 들어가
상품권이 든 금색 봉투를
하나씩 나눠 주었다. 얼떨결에
받아 들고 "뭐야, 이건??"
엘베 문이 닫히고
고마움도 전하지 못하고
바이 바이... 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병문안으로
얼굴 보며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 가끔 아파도 괜찮다.'
너는, 나는, 우리는 모두 위로가 필요했다.
춥지만 마음 따뜻한 위로를 전하며
꽃처럼 환하게 웃는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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