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뭐지? 재미있다!

아는 게 즐거움이다.

by 아이리스 H

먹고, 놀고, 즐기고


열심히 일한 자 먹어라, 그리고 놀아라, 지금을 즐겨라. 1월 11일 12시 미녀 삼총사가 모였다. 특별함보다는 평범함을 장착한 스트레스를 모르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뿌연 잿빛 하늘이 오늘에야 맑게 개었다. 추운 겨울 시린 듯 찬바람을 안고 햇살이 무지갯빛으로 분산되어 비췄다. 하늘은 푸른데 눈송이가 간간이 흩뿌린다. 서울에서 미녀 두 명이 파자마를 챙겨 우리 집으로...


여행경비를 3년 넘게 모았지만 1박 2일 여행도 갈 수 없을 만큼 바빴다. 게다가 코 시국에 손주를 본 친구는 일하랴? 손주 재롱 체크하랴? 하던 사업을 정리하느라 애썼다. 딸을 미국으로 시집보낸 친구도 쓸쓸하고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산으로 달려왔다.


오랜만에 만나도 늘 어제 만난 듯...


맛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고,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다가 저녁노을을 보기 위해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켰다. 나의 산책로 곡교천으로 향했다. 눈발이 날린다. 아무도 없다. 미녀 삼총사는 사진을 찍고 노을을 감상하며 잠깐의 여유를 즐긴다.

우리는 미녀 삼총사


"어머나, 너무 이쁘다."

핸드폰을 길게 누르다가 그만

노을 사진이 100장이 찍혔다.

"하하하 호호호 "


미녀 삼총사라더니 정면 사진 대신

뒷모습 옆모습만 찍어댄다. 그것도

멀리서 "뒤태가 멋지다."


오늘따라 노을이 멈춘 듯 길게

우리의 마음을 아름답게 비추고 있었다.

아산 곡교천 노을


살면서 일출도 노을도 수없이 만났다.

평범한 일상과 반복되는 삶

그러나 한 번도 똑같지 않아서

늘 새로움을 준다.


자연에게 감사하는 나이

인생의 반을 살고 나니 알듯하다.


새들도 우리를 구경 나온 듯 떼 지어 날고

바람도 눈송이와 함께 춤을 춘다.


"감기 들라, 춥다 추워"

셋이서 한 몸이 된 듯 밀착시켰다.

주차시킨 곳까지

발걸음을 맞추어 걷는다.

같은 공간 다른 느낌

찬바람이 불어도 의연하고 단단해진 50대다.




함께 가는 인생길 벗이 있어 두렵지 않다. 비빔국수를 포장하고 치킨 한 마리를 시키고 편의점에서 4개 만원 맥주도 사고, 감자칩과 새우깡도 샀다. 무지개 화투도 샀다. 벌써 신이 났다.


편한 파자마를 갈아입고 우리는 거실에 상을 폈다. 식탁보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즐거운 저녁을 먹기 위해서... 한잔의 맥주에 이런저런 일들을 훌훌 털어버린다.


망향 비빔국수도 신통 치킨도

써머스비 맥주도 낑겨 주었다.

역시 치맥이야!!

화투 레슨 두 번째 시간


아는 게 즐거움 이다. 화투를 처음 접한 건 결혼 후 시댁에서 명절에 보게 되었고, 그 이후 베트남 여행을 함께했던 미녀 삼총사에게 첫 레슨을 받았다. 4년 전쯤이다. 우리는 하롱베이 여행 중 크루즈 안에서 화투를 쳤다. 난 비슷비슷한 그림 맞추기 화투가 재미있었다.


그러나 화투는 서랍 속에서 잠을 잤다. 다시 화투를 보니 무척 반가웠다. 타짜 친구는 화투를 펴놓고 설명하지만 ㅎㅎ 알쏭달쏭 도무지 뭐가 뭔지? 감을 잡지 못한다. 고스톱이란다. 게임을 시작했다.


머그컵 안에 100원짜리 동전을 쏟았다.10달러 두장도 꺼내 두었다. 카드를 쓰다 보니 현금이 없다. 친구들도꼬깃해진 천 원짜리 몇 장과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던 만 원짜리를 꺼내놓았다.


일단, 렛츠고~~

피를 많이 먹어야 한다... 흡혈귀

고돌이를 모아야 한다.... 사냥꾼

빛광을 모아야 한다... 빚쟁이

싸리비를 모아야 한다... 마당쇠

청단 홍단 띠를 모야야 한다... 데모꾼

무지개를 잡아야 한다... 행운권 당첨


꽃도 먹어야 하고

단풍도 모아야 하고

풀도 모아야 하고

똥도 모아야 하고

비도, 새도, 멧돼지도...

비상사태란다.

무지개가 뜬 화투


이건 뭐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순서대로 화투를 배열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재미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화투에 집중한다.


쏟아놓은 100원 동전이 친구에게 다~ 레슨비로 나갔다. 잃고, 잃고, 또 잃고... 급기야 달러 방출 10불 2장을 환전했다.


1점, 2점, 3점 하나씩 알아가는 화투가 세상 속 삶과 닮아있다. 비가 오는 날처럼 슬프고 눈물 났던날, 똥처럼 냄새나고 더러웠지만 고마웠던 날, 풀 한 포기의 소중한 일상 같은 날,


꽃피고 나비가 날아들어 기분 좋았던 날, 달이 뜨고, 해가 뜨고, 우산이 필요하고, 무지개를 만나 행운이 쏟아졌던 날들... 작은 화투 속에 기쁨과 슬픔이 담겨 있었다.


가슴에 띠를 두르고 데모라도 하고 싶을 만큼 억울했던 날들... 쓸데없는 감정소비로 자신을 비관하며 아무 쓸모없는 화투처럼...


인생의 주연이 되었다가 조연이 되기도 하고, 엑스트라가 되는 우리네 삶처럼 우여곡절 많은 인생사가 화투 속에서 나를 찾게 되었다.

이거 중요한 띠


어느새 새벽 3시가 넘었다. 무거운 눈 커플과 집중력이 흐릿해질 무렵 자리를 바꿨다. 드디어 나에게도 행운이 돈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고고 고고. 빵빵 웃음이 터지듯 돈도 돌아오고 있다.

고고고 내가 모았던 화투



주섬주섬 끌어모은 화투를 반죽하듯 착착 소리 내어 쳐본다. 이제 그만... 승부는 냉혹했지만 타짜 친구는 돈을 다시 돌려 주려 했다. 달러를 한 장씩 사이좋게 기분 좋게 나누어 갖고 훈훈하게 화투 레슨은 끝났다.




새벽 4시, 공부를 이렇게 재미있게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하하 우리는 새벽에서야 잠이 들었다. 까만 밤을 하얗게 불태웠던 50대 미녀들은 기절한 듯 잠자리에 들었다.


혹한 추위를 잠시 녹이고

마음의 온도를 높여놓은 미녀 삼총사들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날씨가 많이 춥네요...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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