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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을 기다리며...
바람이 따스하길...
by
아이리스 H
Feb 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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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케트 빵 60센티
이 정도는 먹어줘야지
두 개씩이나...
"반미, 조또이 하이까이"
(빵 2개 주세요)
G7 커피 한잔에
쿡찍어 쓰읍 ~
이맛이지?
겉바삭 속 촉촉 따스함에
빵 두 개 3만 동(1500원)
맛도 굿! 가격도 착하다.
이 순간 초등학교 때 먹었던
급식 빵이 떠올랐다. ㅎㅎ
여기는 베트남 하노이다.
자우몽(모닝글로리)
시금치 모양을 닮았다.
'달랏'이란 곳은 베트남의 야채와
과일이 싱싱한 청정지역이다.
우리나라 강원도 같은 곳?
한국 마트에서 새싹채소라 하여
잎사귀를 떼내어 흐르는 물에
씻고 팔팔 끓는 물에 데쳐서
갖은 양념하여 조물조물 무쳐낸다.
한단에 만동(500원)
다듬는데 노란 꽃술이
여러 개 보였다.
꽃은 먹는 건가? 버리는 건가?
벳남인들은 꽃도 삶아서 먹는다.
난 꽃술만 남기고 잎사귀를
떼내고 줄기를 남겨두었다.
처음에 한두 개였는데...
헐~~ 생각보다
꽃술 단 줄기가 많다.
채소 꽃을 피우는 재미는
나의 눈과 마음을
어린아이처럼 반짝반짝
빛나게 한다.
3일 후,
노란 꽃들이 망울망울 피어났다.
날 보러 왔다며... 이틀째 노랗고
앙증맞게 피어 작은 기쁨을 주었다.
꽃은 먹는 게 아니라
이렇게
감상하는
거라고 벳남인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5일 후 줄기가 물렁해져
꽃만 피우고
사라졌지만
인증샷을 남겨두었다.
상추야 상추야~
한국에서는 겨울에 상추값이 금값
하노이에서는 싱싱하고 예쁜 상추가 헐값
입맛 떨어진 남편에게 주려고 사 왔다.
연둣빛 상추가 너무 이쁘다.
사진 한 장 찍어주고
쌈장에 참치캔 하나 따서
상추에 올려 한입에 홀릭!!
집 나간 입맛을 돌려보려 애썼다.
입안 가득 상추쌈 몰아넣고
풍선처럼 빵빵해진 두볼
우적우적, 오물오물
씹으며 둘이 웃는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너무 못생겨서 ㅎㅎ
그래도 맛은 좋다.
상추야~ 너 때문에 웃는다.
소박함이 주는
웃음치료였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따뜻한 봄날을
12일 보내고
한국 와보니 입춘도 지났건만
봄을 시샘하는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급하게 귀국해서
혹독한 추위와 맞서며 나는
남편의
치료로 서울 병원을 오고 갔다.
늘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탔는데...
눈에 복시가 오면서
운전하기가
불편해져
우리는 나란히
발폭을 맞추어 걷게 되었고
팔짱을 끼고 걸으며
오고 가는 길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불편함과 힘듬이 있었지만
우리는 함께라서 괜찮았다.
'눈이 보배' 란말 실감했다.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보려 했고
너무 많이 눈을 혹사시켰고
너무 많은 욕심에 눈이 멀어
너무 많은 시간을 방치했다.
몸 구석구석 병이 오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멈추고 나서야
알게 되는 어리석음을...
추운
겨울이 지나고
마른 가지에 움트는 새순이
봄을 알리듯...
고장 난 곳을 수리하고 고치고
새봄을 기다리는 부부의
마음은
새로운 희망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천안 아산역에서
꼬지 가락국수 한 그릇과 꼬마김밥을 먹으며
기차 시간을 맞추고, 방역을 위해 택시를
탈 때마
다 휴대용 소독약을 뿌려주고
손소독제를 바른손을 서로 비벼주었다.
투명
선캡을 모자 위에 덧쓰고 웃었다.
건강지킴이 1등 상 받을 듯한데...
쳐다보는 따가운 시선을 피했다.
코시국 우리는 오고 가는 길에서
작은
설렘과 재미를 즐겼다.
차 없이 살아보는 지금의 시간들이
사람 사는 맛이 있어 좋았다. 가끔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도 만났고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도 만났다.
옷깃을 파고드는 찬바람을 이겨냈고
편의점에서
천 원의 어묵 꼬지와
뜨끈한 국물로 호로록 쩝쩝
주린 배를 채우기도 했다.
(살짝 불쌍모드)
병원 예약시간과 기다림으로
먹을 때를 놓쳤고
기차 시간을 맞추려니
어쩔 수가 없는 상황들 이었다.
따뜻하고 달콤한
베지밀을 마시고
오렌지주스와 옥수수수염차로 목을 축였다.
어디서나 함께 호흡을 맞추며
싸늘하고 매서운 동장군 위력에도
서로를
의지하며
다정하게 서로를 챙겼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니고
아프니까 회춘이다! ㅎㅎ
오늘도 바람이 분다.
새봄을 기다리며 바람이 따스해지길...
몸도 마음도 조금씩 봄 마중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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