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얼마나 연모하는지? 너를 다시 실컷 볼 수 있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구나 ~한국에 갔더니 니 몸값이 얼마나 비싸던지? 꽁꽁 얼어 반쪽뿐인 너를 겨우 만나고 왔단다.
베트남에 오니 마트나 시장, 길가 어디에서나 쉽게 너를 만질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어 얼마나 반갑고 좋던지...
노란 몸매에 둥글 납작 단내를 품기며 겉옷을 살짝 벗기니 더 샛노란 색깔에 반했고, 생각보다 커다란 씨앗을 품고 있어 깜짝 놀랐고, 맛에 놀라고 감탄하게 되었다는 소문을 전해 보노라
망고 같은 그런 사람 어디 없을까? 너를 닮아 큰 꿈을 품고 어느 날 희망의 열매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찾게 만드는 매력덩어리 말이다.
망고(쏘아이)
하하하 이번 생은 망했다고... 망고 먹고
다시 힘차게 고고하자꾸나!!
어머 낫!!
네가 휴게소에서 돌려 깎기를 당하고 있더구나 친구들과 몰려와 크고 작음에 방을 나눠 쓰며 언제 주인 손에 붙들려 갑옷처럼 두꺼운 껍질을 벗고 속내를 보일지? 알 수 없었겠지만 그때였다.
마스크를 쓰고, 모자도 쓰고, 선글라스까지 장착한 벳남 여인이 나타나 너를 원하고 있었으니 아이리스 여신이었노라 그런데 발음상 문제가 발생했는지? 갑자기 미쯔 꼬리아? 하는 게 아니냐? 급 당황스럽고 부끄러웠노라. 응어이 벳남(베트남 사람) 아니라는 확실한 단어로 내 코를 납작하게 미쯔 꼬리아 하하하
투명봉투에 돌려 깎기 한 너를잘라 담아 주더구나! 보이느냐? 빨간 티 아가씨 하하 미쯔벳남~
마법의 양념가루도 함께... 긴 꼬치도 주면서 백만 불짜리 미소를 보내더구나~ '쓰읍 벌써 침이 고인 다고? '긴 꼬지에 꽂아 한 개를 먹었노라 눈은 오른쪽, 왼쪽 윙크를 하고 침샘은 폭발하고 "어머 낫!! 너무 셔!!"
차에 너를 냉큼 실었다. 집으로 데려오니 멀미를 했는지? 물이 살짝 고였더구나. 이때가 새콤 달콤 너를 접수하기 딱 좋을 때지 흠~ 접시에 너를 담고 마법가루를 살포시 찍어 벳남 사람처럼 먹어주었지 음 음 이 맛이야!
마법가루는 라면스프 같은거? ㅎㅎ 맛있구나!
파인애플 (즈허우)
딱딱한 껍질 속 속살이 새콤달콤 혀끝에 닿았다. 힘겹고 어렵고 딱딱하고 뾰족하고 거친 세상 그 껍질을 벗기면 속 안에 새콤달콤한 맛이 있는 너처럼 우리네 삶도 그러길 바라노라. 누군가에게 돌려 깎기를 당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새콤 달콤한 단맛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이런 고통쯤 이겨내야지 너처럼 말이다.
파하 하하 호호호호
인생사 희로애락을
애쓰며 잘 받아들이고
플라워처럼 피어나자꾸나~
오 마이 갓! 넌 누구야?
박박 초록 대머리에 빨대 꼽아 주더구나... 구멍 하나 뚫고 윽윽 많이 아팠겠구나! 니안에서 시원하고 맑은 국물이 육수가 되어 나오더구나! 내 몸을 튼튼하게 해 주려고 네가 세상에 온걸 이제야 즐기게 되다니...
이곳에서는 커피 다음으로 즐겨먹는 차란다. 친구들과 만나서 이렇게 하나씩 너를 앞에 두고 수다 삼매경 하하하
카페나 야외에서 즐겨마심~
초록 대머리 마저 홀딱 깎고 온몸을 뽀얀 속살로 민망하리만치 ~빨대 꼽은 자리만 동그랗게 남아 불쌍해 보여 집으로 널 데려와 깨끗하게 씻고, 말려서 그림을 그리려 하니 세상에... 얼굴 모양이 보이더구나! 내 눈에만 그런 건가? 사진을 찍고 신기했단다.
그래서 난 펜으로 쓱쓱 눈과 눈썹을 그리고 빨대 끼웠던 구멍을 핑크로 입술을 만들고 낮은 콧대는 수술 불가하여 그냥 봐주기로 했다.못난이 포스지만 나름 개성이 팍팍 너를 코코넛이라 부르고 행복란 앞에 두었으니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구나!
코코넛의 변신은 살짝 무서워!
세상 속 사람들에게 외쳐보노라! 코코넛처럼 살아보라고... 겉보다 속에 찰람찰람 맑은 물을 담아내는 너처럼 살아가라고... 겉은 번 지름 하나
속은 썩어 냄새나고, 속마음이 시커멓지 않기를 진정 바라노라.
너를 대하며 맑은 물에 하얀 덩어리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참으로 닮고 싶구나!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던 세상
코로나 때문에 깨닫게 된 거리두기
넛(너)도나도 코코넛처럼 살아가자꾸나!
딸기들아 긴장해야 하느니라~
베트남에는 진한 빨강 핑크빛에 검정깨를 뿌린듯한 열매가 있었으니 그를 용과(레드 드래건 프르츠)라 부르고 이맘때쯤 흔한 과일로 사랑받고 있더구나! 혹시 너도 이과일을 알고 있느냐?
더위를 쫓는다지~ 겉모습은 울퉁불퉁하고 용의 머리를 닮았다만 속은 부드럽고 별맛은 없지만 시원하게 냉장 보관하여 먹으면 먹기 좋고 폭신한 별미 과일이 되더구나! 가끔은 나도 너처럼 겉모습이 이렇게 화가 난 것처럼 울퉁불퉁하지 않았을까? 심하게 반성을 하게 되는구나!
사실 내 안에 부드럽고 폭신한 속마음이 들킬까 봐 이렇게 포장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지만 용과 너를 처음 만나게 되었을 때 난 입을 삐쭉거리며 너를 못마땅하게 바라보았던 기억이 나는구나!(6년 전 이곳에서)
그때는 딸기처럼 씨를 품고 괴상한 겉모습에 너를 무조건 거부했었지 정말 미안 하구나~ 이제는 너를 불러즐기고 있다니... 하얀 속살을 비추는 네 친구들까지도... 용과 너를 좋아하게 되었느니라.
사람도 겉보다 속이 실해야 하는 것처럼 과일에게서 인생을 바라보는 철학을 깨닫게 되다니... 세상은 알수록 신기하고 재미있는 거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