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숨은 소리!

찾아보세요~~

by 아이리스 H

아파트 앞 새순이 연둣빛으로 올라왔다.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이토록 멋진 자태를

뽐내며 정원 중앙에서 나를 반긴다.

마담 잘 지냈죠? 이곳도 폭우가 내려

깜짝 놀랐답니다.


흠뻑 내린 비와 천둥과 번개로 온몸이

버거울 정도로 힘겨웠지만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두 팔을 벌려 중심을 잡고

꿋꿋하게 쏟아지는 빗물을 받아

뿌리까지 전달했지요


햇살이 다시 온몸을 말려주고,

바람이 간질간질 드라이를 해주니

연둣빛 새순들이 활개 치듯

내 몸안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내 모습이 잘 보이려나? 역시나

아이리스님 눈에 뜨일 정 도니...

'올해도 파이팅 하길 참 잘했군요'

혹독한 폭우를 견디고 나니

삶이 두배로 행복하네요~~

소철나무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파이팅!!파이팅!!


날카로운 잎사귀 중앙에 떡하니

기둥같이 솟아오른 새순입니다.

참으로 멋지지 말입니다. 내 눈에만 보여?

다른 사람들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젊을 때엔 나도 자연이 안보였다.


숨 막히도록 뜨거운 열대야를 이겨낸

생명력을 정말 본받고 싶어 진다.

폭염도, 폭우도 보란 듯이 이겨내고

위풍당당한 모습에 정말 물개 박수를 보낸다.


예쁜 꽃들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야자수의 푸르름에 밀리고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나온 나무에게

뒤쳐진 줄 알았는데... 어느새

중앙에 촛대 같은 기둥을

뿜어 올려 나를 놀라게 했다.


'어머나 ~멋지기도 하지...'

수고했다. 토닥토닥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널 보았고

사랑해 줄게..

나도 너처럼 가끔은 날카로운 듯

하지만 그 안에 멋진 기둥을 숨기고

멋지고 당당한 삶을 살아가려 한다.

선인장과 알로에인 듯한데

사자 금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꽃도 피우려나?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대단하다 너


고속도로에 이런이런 이건 나무인가?

쓰레기인가? 빗자루인가? 거인 공인가?

베트남엔 뭔가 규정이 없나? 이래도 되나?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사진을 찍었다.

오호라 ~가는 길 심심하지 말라고?

가끔씩 웃으라고?


고속도로의 무법자들이 당당하게 활보하고 있다.

알 수 없는 뒷모습? 나무가 바닥을 쓸고 가고 있다.

내 앞길을 막아서고 있다.

조심조심 따라가 보니 트럭이 나무를 싣고 간다.

하하하 호호호 웃고 말았다.

넌 누구냐?

길 하나를 차지하고 어디로 가는 걸까?

길바닥에 쓸리는 나뭇잎이 아프겠다.

한 잎 한 잎 소중하게 태어났을 터

새로운 곳으로 이사 가는 모양인데...

몸 짐이 커도 너무 커서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나무는 그렇게 한참을 고속도로

길바닥을 쓸고 가다 사라졌다.

어디든 가서 행복하게

뿌리를 내리고 나무 그늘을 만들어 주며

사랑받기를... 참 애썼다.


"괜찮아요 ~난 다듬고 잘라내도 또다시

새순을 달고 자라나는 습성이 있으니

너무 걱정 말아요. 길바닥을 쓸고 온 부분은

살짝 상처가 났지만 그런대로 살만해요."




회사 근처 길가엔 망고나무와 나란히 키를

다투는 이 나무가 있다. 꽃도 본 적이 없는데

기둥에 잎사귀와 열매를 달고 있었다.


이 나무는 생전 처음 본다. 참 신기하다.

나뭇가지 끝에만 열매가 열리는 게 아니었다.

영력이 강한 곳에서만 자란다는

우담발화 우담화로 전설의 나무?

무화과나무와 비슷 하지만 다르다.


틀에서 벗어나도 사는데 아무 지장 없다며

나에게 보란 듯이 들이댄다.

열매도 크던 작던 소신껏 살면 되는 거라며

나무가 나에게 귀띔해준다.

나무가 커도 열매가 작을 수 있고

작은 나무에도 큰 열매가 열릴 수 있음을...

가지 끝도 아닌 기둥에 매달려 있다.


신통방통한 열매다.

이름도 우담화 ㅎㅎ 정겹다. 너의 이름이...

반갑다. 지금 이 모습 이대로

사랑받을 수도 있음을...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아도

누군가는 너를 분명 찾아내리라 나처럼...


앙증맞고 귀여운 열매를 시장에서 본 적 있었지

그래 너는 무슨 맛일까?

우담화(베트남)

가끔은 생뚱맞게 신기함을 알아간다.




터널을 지나는 양쪽 담장이 초록이들로

덥혀있어 보기에도 좋고 참 멋지다.

터널을 지날 때마다 느끼는 싱그러움에

시원함과 청량감까지 있으니 말이다.


우아~~


누군가의 아이디어로 지나가는 차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해 주는 담쟁이 식물이다.


폭염과 폭우에 담장이 초록 커튼이

제 몫을 다한다. 더위를 막아주고

폭우와 바람에도 담을 지탱해준다.

연초록 커튼이 햇살에

반짝반짝 연하고 약한 잎을 달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춤도 춘다.


찰랑거리는 머릿결처럼 나부낀다.

외롭지 않게 여럿이 함께 모여 담장을 지키고

터널을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초록의 시원함을 뿜 뿜 자랑하고 있다.

'너 참 맘에 든다.'

너에 이름을 몰라 초록이라 부르기로 했다.


나도 너처럼 누군가에게

초록의 커튼을 드리워 폭염도, 폭우도

막아줄 수 있는 그런 고마운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구나!! 가끔은 살랑바람에

땀을 식히고 춤출 수 있는 여유와 낭만을

가지며 곱게 곱게 살아가고 싶다.

초록이 커튼


초록이의 수고로움에

햇살도 바람도 쉬어가는 여름의 끝자락

자연은 복구력이 강하다.

힘든 시간들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으쌰 으쌰 파이팅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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