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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Jan 21. 2023

"놀 사람은 일루염~~"

설 연휴 형제의 만남

열심히 일 한자 떠나라


코로나로 힘겨웠던 세상은 여전히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린 채 살아내라 한다. 마스크를 벗는 것도

연휴라고 마음껏 노는 것도 불안하다.  연휴의

시작은 긴 늦잠으로 시작되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내기를 하다가 잠시 쉼표를

찍고 동생은 3년 만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형을 만나러 떠났다.


형은 한국에서 아등바등 살며 이직을 감행했고 

동생은 베트남에서 현지채용을 한 후 취업에 성공했다.

불투명한 미래와 빡빡한 현실 앞에 사회인이 된

형제는 삐걱거리고 비틀거리는 삶을 끌어안았다.


기초공사를 마친 듯 형제는 용감하게 세상과

맞서며 살아갈 것이다. 그저 기특하고 대견하다.

어릴 적 형제는 우애가 무척 좋았다.

온순하고 착한 형과  귀요미 동생은

 한쪽도 반으로 나눠먹을 정도로 친했다.




두 살 터울 형제는

엄마의 잔소리를 막아내는 법도 터득했고.

혼날 때도 서로 편들어주며 의리가 있었다.

둘이서 뭐든 함께하길 원했기에 태권도도

피아노도 배우며 어린 시절 친구처럼 지냈다.


학원이나 과외대신 집안에서 공부를 할 때까지만

해도 경쟁심은 거의  없었다. 고학년이 되면서

숙제가 많아지고 공부량이 늘면서 형제는

놀 시간이 줄어들었고  형이 공부를 빨리 마치고

놀기를 제안하지만 학습이 좀 느렸던 동생은

형을 따라가지 못하곤 하였다.


느리게 느리게 수학 문제집을 풀던 동생은 형아랑

놀고 싶어 문제집을 대충 풀다가 혼이 나기도

했고  틀린 문제를 고치며 울기도 했었다.

훌쩍 거리는 동생에게  형은 언제나


"놀사람은 일루염 "~~ 을 외쳤다.


형의 목소리를 고 동생은 틀린 답을 고치기보다

형이 있는 2층 침대 위로 빨리 가고 싶어 했다.

형제는 카드놀이, 팽이놀이, 책 읽기, 딱지치기,

공기놀이, 도미노, 퍼즐 맞추기, 피아노 치기 등등 다양하게 놀꺼리를 바꾸며 잘도 놀았다.


슈퍼에 심부름 갈 때도 늘 쌍둥이처럼 함께 다녔다.

원뿔 아십니까? 한 개 사면 한 개 더 주는 서비스

형제는 늘 원뿔이었다. 형이 가는 곳  어디든

동생은  사은품처럼 따라다니곤 했다.


동네사람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형제우애가

깊었다. 슈퍼나 식당, 학원까지 아마도 일하는

엄마대신 형과 동생은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를

챙겼을 것이다.


형은 책 읽기를 좋아했고 동생은 책 읽기보다

형이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이야기해 주면  재밌게 들어주고 웃어주는 역할을 하였다. 매일 동생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고 동생은 책내용을 상상하며 듣게 되고

대학에 가서는 A플러스를 받을 정도였다.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놀기에 진심인 형제였다.

그러나 엄마는 놀기만 좋아하는 형제를 좀 더

높이 올려보고자 공부시간을 늘렸다. 노는 시간이

줄어들자 형제들은 힘들어했다.


동생과 형은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야 할 시기였지만 게임에 빠졌고 둘이서 컴퓨터

하나를 두고 게임을 서로 많이 하려고 싸우곤 했다.

시간을 지켜 게임을 했지만...

의좋은 형제는 조금씩 빗나가고 있었다.



이렇게 놀기만 하면 안 되는데.... 급기야

형을 유학 보내기로 결정했고 둘이 떼어놓으면

각자의 삶을 충실하게 살 것 같았다.

엉엉 울며 안 떨어지겠다고 공항에서 울던 동생과

형은 그렇게 엄마의 단호함으로 잠시 헤어졌다.

 

형제는 따로 떨어져 힘들었던  시간들을 보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밝은 빛이 더 고맙게 느껴

지듯 형제는  그렇게 사춘기시절을

따로 떨어져 지내며 단단해졌다. 애틋함과

그리움을 일찍 알아버렸다.


'우리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유학에서 돌아온 형과 동생은 2년 만에 다시

만났고 그 이후 유학대신 한국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고 군입대와 대학시절을 함께 보냈다.


그 후 베트남으로 오게 된 동생

한국을 지키던 형은

코로나로 떨어져 지내다 3년 만에 올해

설날연휴에 만나게 된 것이다.


하하하 형제의 웃음소리가 피아노 소리와 함께 

하노이에 전송되었다. 미인하고 아쉬움에 울컥했다.

형제는 그렇게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멈추어 있던 손가락이 건반을 기억해 냈고

"놀사람은 일루염 ~~"의 목소리에

동생은 반갑게 반응하지만 설날 특근 신청을

한 형의 칼바람에 서운함이 밀려들었다.


"놀면 머 하니 ~~ 일이나 해야지..."


씁쓸한 형의 한마디에 현실의 고달픔을

엿본 동생은 친구들을 만나러 갔고 형은 회사에

출근을 한다고 전해왔다. 추억은 아름답고

현실은 너무 냉정한 듯 보인다.


어쩌면 인생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놀사람은 일루염 ~~"동생이 형에게 말해보지만

형은 그럴수가 없다며 ㅎㅎ 일을 택했다.


더 많이 놀게 해 줄걸~~ 살짝 후회도 .


잘 노는 아이가 잘 성장합니다

잘 노는 어른이 일도 잘합니다

잘 노는 부부가 행복합니다

잘 노는 형제가 보기 좋습니다


" 사람은 일루염~~"

브런치에서 글 읽으며  연휴를 즐기시길요~~

곰돌이 형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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