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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Jan 30. 2023

딱지치기 비법을 아시나요?

과거&현재

얘들아 ~두려움을 넘겨 볼까?


딱지를 접은 후 하트모양을 오려 붙인 후

위에 무엇이 나를 두렵게 하는지?

써보기로 했다."선생님 저는요 엄마의 잔소리요"

"ㅎㅎ 저는요 귀신요, 도깨비요, 공부요. 시험요"

다양하게 적기 시작했다. 한 녀석이 "저는 두려움이 없어요" 하더니... 갑자기 구글 검색을 하란다.

SCP173  검색했더니 으악 으악 ~~

(놀라시지 말고 검색해 보세요)


그리고 친구들과 딱지치기를 시작했다.

핸드폰과 컴퓨터, 노트북에 익숙한 아이들은

딱지 치기가 너무 서툴렀다. 애써 넘기려 하지만

소리만 요란할 뿐 계속 허탕만 치고 있었다.

왕년에 딱지 좀 쳐본 어른들...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세를 치른 딱지는 만만하지 않았다.

쳐도 쳐도 넘어가질 않는다. 속지를 덧대어도...


아이리스 h선생님은

점퍼를 벗고 딱지를 받아 들고 날려 치기 비법을 보여주었다. 앗싸! 딱지가 넘어갔다.

한 발을 딱지 앞에 대고 숨을 고른다.

... 투.... 쓰리!

딱지의  뾰족한 부분으로 밑동 쪽을 날쌔게

공략한다. 휙~ 바람을 일으켜야만 뒤집힌다는

사실을 오래전 알고 있었다. 몸이 기억해 냈다.


정면승부보다는 빈틈 공략이 나을 수도 있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딱지가 뒤집혔다.

나도 놀라고, 아이들도 놀랐다. 딱지치기는

점점 재미있는 놀이가 되었다.

"오 홀 선생님 어떻게 하는 거예요?"

" 이렇게요 ㅠㅠ~아 안 돼요"

"다시 보여주세요"괸객이 늘었다.

체면유지도 했겠다. 다시 한번 도전했다.

"옴메 기죽어~~"딱지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뒤집힐 생각도 엎어질 생각도 없는 듯...




얘들아~~ 내 이야기 좀 들어볼래?


나때는 말이야 ㅎㅎ 다 쓴 공책의 겉표지를

찢어서 딱지를 만들었단다.

추운 겨울 골목어귀에서 노을이 질 때까지

딱지치기, 구슬치기, 제기차기를 하며 놀았지

여자아이들은 고무줄놀이나 비석 치기를 했지만

선생님은 딱지치기를 좋아했단다.


아마도 남동생이 둘이나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


내가  남자들과 딱지치기를 해서 딱지를

왕창 땄거든 ㅎㅎ 스케치북 앞장을 찢어 만든

왕딱지와 달력으로 만든 왕딱지도 홀 딱 홀 딱

넘기던 딱지 여왕으로 유명했단다.

두 명의 남동생들이 행여 딱지를 잃고 울고

오는 날엔 공부고 뭐고 숙제도  팽개 치고 동생을 앞세워 딱지를 돌려받기 위해 골목서 딱지를

땀나게 치곤 했거든...


그때 그 시절 두려움도 없던 시절이 생각난다.


남동생 들은 짝나 짝 (작은누나 최고) 엄지 척을

해주었지 어깨에 뽕달고 집으로 돌아왔건 

엄마는 여자아이가 딱지 치러 갔다 왔다며 

나를 혼냈지 동생들은 키드키득 웃었고

난 혼나도 딱지치기를 끊을 수가 없었단다

아~~~ 옛날이여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가네

딱지를 수북이 쌓아 놓으면 부자가 된듯했어


꼬물꼬물 3학년, 4학년 꼬맹이들과 딱지치기는

정말 오랜만에 잊었던 추억을 소환해 주었다.

웃음 가득한 하노이에서 명절을 보낸 하루였다.

난 개구쟁이 초등학생과 친구가 되어 동심으로

잠시 돌아갔었다.(교회 주일학교 초등부 교사)

수고하신 초등부 교사님들 감사합니다.



얘들아 ~~ 즐겁게 노올자!!


올해는 20년 만에 교사로 봉사를 다시 시작했다.

 늦으면 하고 싶어도 못한다.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어린 티를 벗어난 4학년 아이들과 함께  5주를

보냈다. 젊어진 느낌이다. 뭔가 줄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주는

에너지와 즐거움이 더 크다.


잡지책을 찢어 딱지를 접고

공책의 겉장, 뒷장, 스케치북, 달력, 박스로

재활용 변신 딱지를 접고 놀던 소녀

베트남 하노이 한인교회에서 딱지치기를 하며  감성부자  초등부 선생님이 되었다.


가녀린 팔뚝으로 동생의 딱지를 되찾아오면서

승리의 함성을 지르던 소녀 여전히 세상과

한판 뒤집기를  하며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나려

노력 중이다. 하하하 인생은 딱지치기 같다.

딱지 접어  두려움을 넘기는 것

행여 힘겨운 삶이 오더라도 힘껏 발을 구르며

방법을 찾는 자만이 살아남는 거다.


딱지를 넘기듯 살아가길

넘길 수 있는 비법을 찾아가길

열심히 치다 보면 넘어간다.


그날 한 소년이 내 눈에 들어왔다.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던 그 소년에게 반했다.

포기하지 않고 애쓰며 딱지를 넘기려 땀 내던 소년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하는 삶이라면

딱지가 뒤집어지듯 인생도 변할 거라 믿는다.


오늘도 두려움의 딱지를 넘기는 하루 되길~~


두려움을 넘기는 아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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