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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Mar 14. 2023

 별일 없는 게 행복이라고?

별일 좀 있었으면 좋겠다.


별일 없이 밤새 안녕하신지요?


밤사이 별일이 있을 수도 있고,

편안하기도 합니다만 늦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 합창단에서 알게 된 동생의

카톡메시지에 깜짝 놀랐습니다.


"언니, 나 어젯밤 스크린에서 홀인원 했어~"


"뭐야? 골프 치다 골병든다더니 팔꿈치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담도 들었다며..."


분명 약을 처방받아먹고 있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골프도 2주쯤 쉬어가라 했건만.... 힘이 완전히

빠졌나 봅니다. 남편과 둘이서 스크린밤마실을 나갔다가  우연히  홀인원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1월에도 뜬금없이 스크린 홀인원을 했고,

2월 다른 스크린장에서 또 홀인원을 하다니...

2023년  대박행운이 올해는 그녀에게  다다

갔나 봅니다. "축하해 좋겠다~"

 

1월엔 내가 골프장갑 하나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 장갑 끼고 또 홀인원을 했다기에 살짝

부럽기도 했습니다만 이곳저곳 아프면서도

골프 치기에 푹 빠졌습니다.




밤사이 별일 없으십니까?


2주쯤 지난 토요일 주말이 되었습니다.

그래 나도 한번 해볼까? 그거 홀인원...

마음속에서 욕심이 용솟음칩니다.


"언니 스크린 치러  "

"친구야 너도 올 거지"


후들후들~ 두 명이 스크린에서 홀인원을 했음에도

나를 불러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쑤웅 ~~ 날아가고 ,

 ~~~ 떨어지고,

쏘옥~~ 들어가고

골프는 쉬운 듯 어렵습니다.

행운이 올 줄 기대했건만 비껴갔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마음속으로 열 번도 더 나를  위로해 봅니다.

 괜찮은 거 다 알지만 그저 입을 꾹 다물고

아니야 아니야 욕심을 버려야 해 

마음도 비워야 해

가벼운 마음으로 채를 올려야 해


힘을 빼려다가 뒤땅에 미스샷까지

노 오니 기분이 오르락내리락거립니다.

"혹시 아시나요?

평정심 그런 거 어디서 파는지...."

"에휴 ~~ 오늘은 공이 안 맞는 날이네요 쯧쯧"


제가 승부욕 없다고 했는데요

1등 말고 꼴찌 말고 중간은 하고 싶거든요

ㅎㅎ 늘 삶도 그렇습니다

부자 말고 너무 가난한 거 말고

중간쯤만 사는 거요~^^

명품 말고, 짝퉁도 말고 그럭저럭 괜찮은 거요


골프도 프로선수 말고

백돌이 백순이 말고

보기플레이어 정도 바라며 삽니다.

하지만 오늘도 별 볼 일 없이 지나갔습니다.




나에게도 별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녀가고 문 대통령이

다녀갔다는 유명한 호텔입니다. 보통사람대표로

아이리스가  다녀왔습니다. 홀인원 한 동생이

한턱 쏩니다. 호수처럼 넓은 마음으로

축하해 주었습니다.

하노이 메리어트 레스토랑 뷰


아~~ 디저트

맛이 좋았습니다.

나도 홀인원 하면 거하게 쏠 수 있는데....

아마도 그럴까 봐 행운이 꽁꽁 숨어 있나 봅니다.

어프터 눈티 디저트


살다 보면 부자가 부럽고

1등이 부럽고

잘 나가는 누군가가 부러울 수 있지만

그럭저럭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3.1절 기념 골프 필드장에 다녀왔습니다.

골프 치기 딱 좋은 흐린 날씨였답니다.

추었지만 새벽에 출발하여 아침일찍 치기

시작하여 점심 먹기 전 마무리를 했으니

우리는 그날 잔디와 함께 풀냄새를 맡으며

힐링하고 왔습니다.


홀인원 이름석자를 올리지 못해서

안달 난 거 아닙니다. 진심 골프를 사랑하는

나는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관계를 잘 유지하고픈

1인으로 별일을 만들고 싶습니다.


기분 좋은 버디를 했습니다. 올해 첫 버디  ㅎㅎ

파 4에서 그린을 2번 만에 올라갔지만 

홀컵과의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제주도퍼팅  ㅋㅋ 너무 멀어서 퍼터 풀스윙을

해야 할  버디펏을 기적처럼 해냈습니다.

행운이 나에게 잠시 왔다 갔습니다.


청소기에 먼지가 빨려 들어가듯 공이 잔디를

구르고 굴러 한참만에 홀컵으로 쏙 들어갔는

순간의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잔디에서 뛰고 또 뛰고 방방 뛰었습니다.

가끔은 스크린장보다 필드에서의 손맛이

좋습니다. ㅎㅎ


박수를 쳐주던 케디와 친구와 동생들 모두

기분 좋게 라운딩을 마치고 훈제 오리구이와

해물 칼국수로 회포값을 지불했습니다.

오리훈제 요리 맥주한잔


내가 원하는 것은 이렇게  베풀고 나누기 위해

골프를  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3.1절 기념

버디샷이 마음속에 저장되었습니다.


행여 나에게 홀인원의 운이 오지 않아도 이미 난

내 옆 있는 사람들에게 행복나누어 주고 

기쁨을 함께하며  버디를 잡는 골퍼로 살고 있습니다.


별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별일 없는 게 행복이라고? 말하지만

삶의 활력소가 되는 별별 좋은 일들은

많아지고 별 볼 일 없는 나쁜 일들은

적어지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창가에 불어오는 바람이 봄바람 맞죠?

별일은 아니지만 행복함을 누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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