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바이러스
그대여 그대여...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그대여 그대여...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곡이 핸드폰을 타고 흘러나온다. 감미롭다 못해 취한다.
잠시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고 봄맞이 대청소를 했다. 바람이 불어온다. 봄바람이~그런데 불청객 똥파리 한 마리가 우리 집으로 마실 왔다. 살랑살랑 봄바람을 타고 어느 틈에 ㅠㅠ
주인은 절대 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똥파리는 자기 맘대로 불쑥 쳐들어 왔다. 제법 크기도 하고 보기도 안 좋으니 쫓아 보내려 애를 쓰지만 똥파리는 거실로, 방으로, 세탁실로 이곳저곳 탐색전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신발장 귀퉁이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이때다! 싶어 소파에서 읽던 책을 들고 다가갔다.
그러나 눈 깜짝할 사이 날아갔다. "에휴~그래 좀 더 살아서 세상 구경하든지... "금세 주인은 똥파리를 살려주기로 했다. 안방으로 들어와 노트북을 열고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탐색하며 읽고 있는데 요놈의 똥파리가 내 어깨에 살포시 앉았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내 어깨를 내 손으로 세차게 탁! 때려준다. 에고! 내 어깨만 아팠다. 생각보다 엄청 빠른 놈이다.
윙윙~ 안방에서 계속 방해를 한다. 근처에 있던 모자를 집어 들었다. 휙휙~ 잡으러 다닌다. 허공을 허우적거리며 똥파리와의 한판 승부전을 치렀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다. 내 이마에 송골송골 땀만 내고 똥파리는 요리조리 잘도 피해 다닌다. 난 또 똥파리에게 말했다. "그래 네 맘대로 살아라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내 서랍장을 열어 글쓰기를 편집한다. 읽어보고, 고치고, 첨가하고, 삭제하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데 똥파리가 신경 쓰여 도저히 집중이 안된다.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아들에게 말한다." 아들, 안방에 똥파리 좀 잡아주라." 아들은 "내버려 둬요. 나가겠지.."
"아니야, 신경 쓰여서 아무것도 못하겠어" 아들은 수건을 길게 말아 똥파리를 잡는 사냥꾼이 되었다. 수건을 빙빙 돌리며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중국집 주방장 같았다. 무술영화 속 주인공처럼 어찌나 웃기는지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다. 하하하 여기! 저기! 거기!
그때다!! 똥파리가 스스로 안방을 탈출했다. "아들아 뒷일을 부탁해~ "재빠르게 안방 문을 닫고 난 그제야 평온을 찾았다. 조용해진 안방에서 다시 글을 쓴다. 아들은 그 후로 벽을 때리고 바닥을 치며 실랑이를 벌이다 겨우 똥파리를 해치웠단다. 역시 조교 출신답게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다음날, 똥파리와의 전쟁을 치른 후 알게 된 것은 봄바람은 조심조심 조금씩만 쏘이는 걸로... 그리고 베란다 창문도 조금만 여는 걸로... 그리고 청소도 대충대충... 하기로 했다. 또 똥파리가 들어올지 모르니까.
봄맞이 손톱 네일을 하러 갔다. 잠자리 한 마리 사진을 캡처해서 그려 달라 했더니 흔쾌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직원들은 벳남 사람이라 의사소통이 잘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진을 보여줬으니 일단 믿고 기다렸다.
1시간 30분 후, 내 손톱에 잠자리 대신 똥파리를 닮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곤충 한 마리가 그려져 있었다. 젤 네일이라서 다시 고칠 수도 없다. 그냥 2~3주 이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이건 잠자리가 아니다. 유전자가 조작된 파리다. 벌 모양 같기도 하고 두 날개가 통통한걸 보니 희귀한 곤충이다. 이리저리 손가락을 움직여 본다. 햇살에 반짝반짝 눈이 부신다. ㅎㅎ
게다가 반짝반짝 이쁘기까지... 집으로 돌아와 네일 보호용 장갑을 끼고 인증숏을 찍는데 왜?? 웃음이 날까?? ㅎㅎ 한바탕 소동을 일으킨 똥파리가 생각나서 자꾸만 웃음이 난다. 그리고 작은 미물에게서 삶의 교훈을 얻었다.
살면서 나는 누군가가 싫어하는 똥파리는 아니었을까? 언제 어디서 만나도 반갑고 좋은 나비나 잠자리처럼 민폐 없이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어서 와~~ 반겨주는 그런 사람 말이다. 똥파리처럼 불청객의 삶을 살아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봄맞이 네일 아트는 오늘도 나를 웃게 만들었다. 하하하 직원의 솜씨가 아쉬웠지만 그럴 수도 있지...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야 행복해진다는 말처럼 3월 내내 내 손톱에 그려진 이쁜 똥파리 덕분에
나는 당분간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호호호, 하하하, 깔깔깔 일단 웃고 가실게요~~ 해피하게
보이시나요? 작은 내 손톱을 사랑스럽게 색칠하고 올라온 반짝임 가득한 이름 모를 곤충 한 마리!!
혹시, 주변에 똥파리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저 그러려니... 너그럽게 봐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장착해본다.
친구들에게 잠자리 네일 사진을 전송했다. 다들 한바탕 웃었다 ㅎㅎ"그게 잠자리라고?" 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나는 잠시 코로나 백신 대신 행복한 웃음을 주고 싶다. 똥파리면 어떠하리 ~잠자리면 어떠하리~
똥파리는 아니라고 부정해도 이미 똥파리인 것을... 신은 우리에게 똥파리처럼 살지 말라고 똥파리를 만드신 게 아닐까?? 힘들고 지쳐가는 코로나 상황 속에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은 아름다워야 하지 않을까?
나는 얼떨결에 이쁜 똥파리 한 마리 접수하고 하하하 호호호 웃으렵니다. 따라 하기 있기? 없기?선택 사항..
10대, 20대, 30대, 40대 많이 울어봤고 이제 50대부터는 그냥 웃기로 했다. 운다고 모든 일이 해결된다면 울겠지만 힘만 빠지고 더 힘들었다. 불만과 불평으로 사는 날 보다 무한 긍정의 마음으로 행복한 날을 채워가는 게 나를 진짜 사랑하는 법이란 걸... 오늘도 행복바이러스 벚꽃에 살포시 올려 봄바람에 날려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