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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Jun 05. 2023

카카오 프렌즈' 튜브와 콘'

내 이름을 불러 줘~~~

"여보,  주차장으로 내려와 줘

들고 올라갈 물건이 많아서..."


"알았어요  기다려요~"


박스가 4개, 옷가방에 과일까지

낑낑대고 있었다.


"뭐가 이리도 많은 거?"


"ㅎㅎ선물이야~집에 가서 풀어봐"


"어머나! 이거 뭐야? "


오리모양 인형이

쪼그마한 배낭을 메고 있다.

카카오 프렌즈 드라이버 커버다.

라이언 골프커버는 봤지만

튜브 골프커버는 신선했다.


"하하하 귀여워~ 너무 귀여워"


나이에 맞지 않게 귀여운걸 너무 좋아하는

내 취향 저격이다. 앞태, 뒤태 인증샷까지

골프 속 즐거움이 시작되었다.

고마워!! 고마워!! 


두 번째 박스를 열었다.

선캡을 쓴 튜브?

어쩜 좋아? 귀요미 넘버투다.

두꺼운 입술에 검은색 콧구멍 이라니...

니들 넘 잘 왔다. 하하하


튜브 1 튜브 2는  대화중...

내가 뭐라 했나?

하노이 아이리스 집에 가자고 했지?

~따라오길 잘했네...

둘이서 소곤소곤 말하는 듯하다.


세 번째 박스를 열었다.

어머어머 너는 또 누구니?

악어인지? 뱀인지? 공룡인지?

정체불명의  초록이 인형이다.

게다가 커다란 눈이 한 개? 

노란색 1자 동공?

'콘'이라는 이름의 캐릭터다.

콘1 콘2  


네 번째 박스를 열었다.

목이 긴 초록이 넘버 2 콘이다.


이렇게  2개씩 세트가 울 집으로 

입주를 하던 6월의 첫주말...

그동안 아들방을 묵묵히 지키던 라이언은

찬밥신세가 되었다.


골프채 가방을 열고 골프커버 교체했다.

어머나 세상에 앙증맞기는...

이 나이에... 카카오 프렌즈 친구가 되었다.


"여보, 배고파! 밥 줘~~~~"


안 들린다. 지금 나는 카카오프렌즈에

퐁당 빠졌다. 튜브와 콘에게....

'어째 이리도 귀엽고 예쁜 건지?'

하하하 대답 없는 인형들에게 자꾸만

말도 걸고 만지작만지작 난리가 났다.


두꺼운 입술에 반했다. 하하하

골프가방을 열어두고 자꾸만 눈길이 주며

미소 짓는다. 그저 인형일 뿐인데....

더운 여름 집콕만 하기엔 심심하던 차였다.

카카오톡이 생활화되며 캐릭터의 등장은

신선했고 나에게 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저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전유물이라

여겼다. 이름도 모른 채 덥석 이들을 받았다.

"얘들아 놀러 가자!"

배낭에 골프공 한 개를 넣어본다.


튜브와 콘이 들어오니 집안 분위기가

환해졌다. '아~~ 이 느낌 지...'

"아들아 인형 기증하자!

카페에 보내주자! 아니면 버리자?"

 말해도 "알았어..." 말끝을 흐리며

대답만 하고 아직 아들방을 지키는 이유를

이제야 이해할 듯하다.


생명 없는 물건인데 애착이 생기는 게 신기했다.

3일째 우리 집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중

어릴 적 난 엄마에게

찬밥신세 라며 불평을 했었다.

남동생 둘만 예뻐하는 듯 보여서였다.


엄마가 나에게 말했다.

"원래 찬밥은 없는 거다

다 뜨거운 밥이었다가 식으면 찬밥이

되는거 그러니까 우리 딸도 뜨거운 밥인 거지...

서운해 말아라 동생들이잖아"


튜브와 콘을 받아 들고 찬밥신세타령이라니..

뜬금없지만 우린 모두 뜨거운 밥이었음을...

새로움은 즐거움을 주고

오래됨은 추억을 선물해 준다.

라이언1,2



사자 라이언의 인기가 주춤하며 냥이 춘식이

토끼 무지악어이 새롭게 등장했고

뽀글이 제이지과 네모머리 네오...

부잣집 개 프로도

오리 튜브 이름이 기억나지 않고

캐릭터만 떠올랐던 카카오 프렌즈

분홍빛 복숭아 어피치 까지...

이제 이름을 불러주자 사랑스럽게 말이다.


카카오 프렌즈의 시장은 날개를 달고 성장 중

외로운가요? 슬픈 일 있나요? 우울하신가요?

카카오 프렌즈 친구하기 어떠신가요?

유치 찬란하다 굽쇼?


살아보니 인생 유치 찬란하더이다.

당분간 우리 집에 즐거움과 유치함을

담당할 튜브와 콘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골프의 즐거움을 뿜뿜 더 해줄

아이들을 데리고 '아~필드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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