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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Jun 15. 2023

베트남 하노이 보양식?

번찌(반트리) 골프장 '랑 레스토랑'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우연을 만들어 가는 여자 아이리스 h입니다.


새로운 만남은 설렘을 주지만 헤어짐은 늘 서운함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타국살이 중 너무 정을 주면 마음 고생하게 된다며 10년 이상 살아본 사람들이 적당히 친밀도를 조정하라고 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너무 가깝게 지내지도 말고, 너무 멀리 있지도 말며 , 적당한 거리유지가 필요하다고 말이죠~ 그게 말처럼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어쩌다 하노이에 오게 되었는지? 이유도 사연도 다양합니다. 다들 한국을 떠나온 사람들끼리 서로 의지하게 되고 이웃으로 만나면 좋아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


믿을 수 있는 사람 같아서 속내를 드러냈다가 뒤통수를 맞기도 했고, 돈을 빌려주고 못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친하게 지내면 좋을 듯한 사람들까지 의심이 되면서 함부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조금 두렵기도 했습니다.



적당한 거리유지를 전제로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리 나쁜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이별은 못내 아쉬워 떠나보내고 마음 앓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답니다.


허전함이랄까? 그리움이랄까?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이요~


"헤어지기 전에 밥 한번 먹자!"


출국 전 바쁜 일정을 쪼개어 근사한 밥 한 끼를 먹기 위해 갔던 곳, 그곳은 하노이에서 거리가 쫌 떨어진 조용한 번찌 골프장 내 랑 레스토랑입니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곳이지만 브런치 코스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이곳을 일반인에게도 예약만 하면 갈 수 있도록 개방해 주었습니다.


코로나전에는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 인기가 좋았지만 코로나 이후 뜸해진 손님들로 자리는 텅텅 비었습니다. 럭셔리 마담 놀이 즐기기에 딱 좋았지요.


11시 예약 10분 전에 도착했고 거의 3년 만에 가게 된 듯... 합니다. 해마다 한두 번씩 이곳에서 작별인사를 나누었는데...


오늘은 소그룹 구역모임의 마지막 날, 귀국자는 없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이던 모임을 마무리하고자 모였답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시원한 분수대 물줄기가 우리를 반겼고, 연둣빛 그린빛 필드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늘엔 흰구름이 멋스럽게 흐르고, 늘 보는 자연이지만 감탄을 자아냅니다. 배경에 기죽지 않으려 포즈를 취해봅니다. 샤론스톤도 울고 갈 포즈를... 하하하

풍경좋고 배경좋고 ㅎㅎ






호수뷰에 필드뷰가 보양식? 설마?


커다란 홀에 제일 좋은 자리에 우리는 앉았습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 넷뿐입니다. 35도~40도 폭염 더위에 사람들은 집콕, 방콕 중인데..


우리는 씩씩하게 드라이브를 하고, 탁 트인 시원한 카페를 찾아 우아하게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함께했던 시간들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었던 겁니다.


만남의 설렘의 자리보다 헤어짐의 애틋한 자리가 더 소중 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메뉴판을 보고 열심히 고르고 골랐습니다. 난 여전히 쿨하게 사진을 보고 고릅니다. 글씨는 너무 작아서...ㅎㅎ 내가 고른 메뉴가 그러니까 하하하 베트남 인들이 즐겨 먹는 보양식 이랍니다. 


몰랐습니다. 그 보양식을 조금 아주 조금 맛보았을 뿐입니다. 브런치 코스요리대신 단품요리를 개인접시에 나눠 먹었습니다.

파인애플 &토마토보양식


 보이시나요? 몸보신 보양식?


국자를 푹 찔러 두었으니 국이긴 한데....

때깔 좀 보이소 ~~ 흠 향기가 스멀스멀

느껴지십니까? 감잣국?


그러니까  감자인 줄 착각한 것은 파인애플이고

그 안에 붉은색은 고추 아니고 토마토였고

쪽파인지 부추인지 썰어 넣은 것은 고수였으며

국물맛은 조개로 넣어 마무리 한 과일국입니다.


이 맛은 신기한 맛 보양식 맞습니다 하하하

건강에 좋은 파인애플 토마토국 호호호

이상한 맛 생전 처음 경험하는 맛...

두 명은 맛있다 했고, 두 명은 노노노 했답니다.


일단 과일 끓인 것이니,,, 먹어도 되는 거였고

고수향도.., 그럭저 견딜만한다지만 여름철 

자주 먹는 보양식이라고 합니다만 저는요

사양합니다. 뼈대 있는 한국인이라서....

한 입만 먹는 걸로.... 두 명에게 양보했습니다.


넷이서 다섯 가지 음식을 ,,,



#1. 새우 올린 샐러드

 

새우가 두 마리뿐... 우야꼬? 연장자 우선 ㅎㅎ 바로 접니다. 새우를 득템 할 나이가 되었다니... 어찌나 좋은지... 상큼한 홍자몽을 곁들여 샐러드를 만들었군요  침샘 폭발입니다. 굿굿굿입니다.



#2. 버섯 해산물 볶음밥


손잡이 옥색 냄비에 상큼한 페퍼민트를 올린 버섯 볶음밥 살짝 느끼하지만 엄지 척입니다. 입맛에 잘 맞습니다. 칠리소스 살짝 올려서 냠냠 든든합니다.


#3. 삼겹살 구이&피클


삼겹살을 튀겨 그릇에 담아왔는데 고기를 담은 그릇이 눈에 들어왔고, 몇 개쯤 집어먹고는 그릇을 엎었고 우리는 그릇을 깨서 맛나게 먹었다는 제보를 올립니다. 고기는 남기고 과자그릇을 먹은 한국 줌마들요~



#4. 소고기 쌀국수


'제발 아무것도 넣지 마세요' 부탁 또 부탁했더니 밋밋한 소고기 쌀국수가 나왔습니다. 향 짙은 팔각꽃을 올리다니... 재빨리 건져내고 한 젓가락 음 ~~ 이 맛이야! 보양식도 마다하고, 쌀국수가 제일 맛있다며... 여기까지 왜? 굳이? 온 걸까? 의문이 듭니다. 동네에서 사 먹어도 되는 걸 ㅠㅠ




#5. 디저트 치즈 케이크 맛집


입안 청소 시원하고 개운하게 콜라로 ㅎㅎ 푸릇푸릇한 자연이 반찬이 되어주었답니다. 귀요미 큐브과일 조각도 멋스럽네요. 치즈케이크 너무 맛있다며 온리 한 개를 포장했다고 귀띔합니다.

치즈케이크와 디저트

같은 공간 다른 느낌!


갈 때마다 새롭고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 곳입니다. 완벽한 인간은 없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한 씨앗을 심는 하루하루가 우리에게 필요할 뿐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마음의 거리두기 쉽지 않아요~


맑은 날이 있으면 폭풍우 치는 날도 있는 법, 6월 유난히 몸도 무겁고, 머리도 아프고, 피로가 어깨를 짓누르며 휴식하기를 원했지만...


좋은 사람들과 랑 레스토랑을 다녀오니 힐링이 되었는지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3년전 브런치 메뉴를 올려봅니다. 그날을 추억하며

하노이를 떠나 어디서든 행복하길 바랍니다.


언제나 좋은 벗
당신의 향기가 나를 살립니다.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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