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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Jul 04. 2023

이걸 진짜 어떻게 먹어??

개구리 튀김 요리

오래전, 중국에 가족여행을 갔을 때다.


으악으악!! 이런 걸 진짜 먹는다고?


백가지도 넘는 뷔페식당에서 소리 질렀다.

눈으로만 보는 거? 절대 먹는 거 아님

전갈튀김꼬지, 애벌레, 불개미볶음, 거미튀김, 

귀뚜라미 튀김, 잠자리튀김 등등...

완전 곤충들의 모습이 리얼하게 먹거리로

재현되어 있어 많이 놀랐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애벌레 먹기에 도전했다.

애벌레가 손가락 만하고 통통 했다. 

하하하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내가 첫 번째로  딱 걸렸다.

젓가락에 올라온 애벌레가 흔들린다.

죽었는데 살아있는 듯.... 옴마야!

눈 딱 감고 입속으로... 그러나 윽 ~~

느낌 이상하고 물컹했다. 난 뱉었다.


두 아들과 남편은 다시 가위, 바위, 보!

차례대로 애벌레를 먹었다. 오! 마이 갓뜨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며... 오물오물 쩝쩝

먹을게 백가지도 넘쳐나는데 그걸 먹겠다고...

하하하 그때의 억이 어렴풋이 떠올라

글을 쓰는데 미소가 번진다.


한 여름만 되면 보신탕을 먹어야 힘이 난 다며

복날이면 동네 개들이 한 마리씩 사라졌다.

술안주로 참새구이와 메뚜기 튀김을

번데기를 먹는다고 할 때 난 비유가 약해져 

말만 들어도 토할 것 같았다. 윽 윽...


"어휴 ~그런 걸 왜? 먹는 거지?"


반문하던 나는 올여름 보양식으로

누룽지 백숙, 장어구이, 추어탕을 먹었다.

혈관청소에 좋다는 녹즙도 벌컥벌컥 마신다.

홍삼진액에 건강보조식품도 챙기며

더운 여름 힘 떨어지고 아플까 봐 스스로

챙겨 먹고 있으니 나도 많이 변했다.


반백년을 살고 나니 입에 달달 한 것보다

맛없어도 몸에 좋다는 걸 찾아 먹게 되었다.

보양식, 몸보신 이런 말이 낯설지 않다.





여기는 여름나라 베트남 하노이다.


39도~프라이 데이! 6월 30일


프라이가 될 정도로 뜨겁다. 지친다.

남편을 따라 흥엔 의류공장에 따라갔다.

큰길을 지나, 작은 길을 지나, 시골길을 지나서

도착한 곳은 3년 전 거래를 했던 공장이다.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가는 길이다.

벼를 베고, 다시 벼를 심었다.(이모작)

참으로 평화로운 일상 나들이다. 아침 일찍 

출발했으니 차도 별로 없고 좋다.

오전 중에 일이 끝날 줄 알았는데 점심시간이

다 되어도 일이 많이 남아있었다. 어쩔 수 없이

공장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때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멋쟁이 벳남 남자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말을 걸어온다.

어머나? 누구지? 나를 알고 있다.

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쩌지?

어머나? 아들이름도 안다. 누구였더라?


잠시 기억의 회로가 엉켰다.


일단 인사를 나누고 난 조금씩 그를 기억해

내려고 애쓰는 중... 하이 싼(해산물) 식당에서

3년 전 회식 때 공장 매니저로 참석했고

사진도 찍어둔 걸 기억해 냈다. 가끔은 

먹은 음식으로 그 사람과 장소를 기억하는 

경우가 있다. 새우를 많이 먹었던 그날이

아스라이 기억의 저장고에서 나온 날이다.

 

그를따라 흥엔 로컬 식당에 도착했다.

이미 주문을 해두었나 보다...

짜잔~~ 커다란 접시 위에 푸짐하게

노란 카레빛 음식이 나왔다. 두부도 보이고...

신머이 (드세요) 젓가락질로 조심스럽게

한입 '음 ~~ 먹을만하네~'

개구리 튀김요리

이것이 바로  벳남식 여름 보양식?

바로 개구리 튀김이 들어간 두부 야채 조림이다.

가지, 감자, 청경채도 들어있다. 그리고

개구리 뒷다리, 몸통이  ㅠㅠ 속 안에서


'아니 아니야~~ 몸보신 사양하련다.'

난 두부만 먹고 있다. 그때였다.

내 접시에 토막 난 개구리 몸통을 올려준다.

진심을 담아낸 눈빛으로 말한다.

몸에 좋은 것이고 맛있다며.... 먹으라고?


'헐~~ 어찌해야 할까? 배고픈데...'

생전 처음 개구리 튀김을 먹게 되었다.

남편도 한 도막을 가져갔다.

"괜찮아? 먹을 만 해? "믿어지질 않는다.

개구리 튀김 이라니....


젓가락으로 살을 일단 발라냈다.

그리고 조금씩 먹었다.

 '오 홀~ 맛이 괜찮네~'

개구리 살이 조금인데 치킨맛이 났다.

두 마리 , 세 마리 개구리를 먹었다.


하하하... 남편은 고개를 갸우뚱???

강원도에서 어릴 적 개구리 튀김을

먹어본 적이 있다며. 맛이 좀 다르다고 한다.

오잉? 30년 살았는데 남편이 개구리를

먹어봤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다.




백만 불짜리 미소로 손님접대에

진심이었던 공장 매니저의 추천

보양식에 깜짝 놀랐지만 개구리튀김을

처음 먹게 되었고, 덕분에 신기한 체험을 했다.

아직 아무 이상은 없다. 내 안에 개구리 튀김이

잘 소화되었다. 호호호


3년 전 회식 사진을 핸드폰에 저장해 둔

벳남 매니저의 핸드폰 속 나는 젊어 보였다.

새우를 열심히 까먹던 한국아줌마를 

기억했다. 딱 한번 만났는데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니... 참 고맙다.


프라이 데이에 개구리 튀김을 먹었던 

그날을 추억 속에 추가했다. 여전히 베트남 

현지식당은 두렵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 사는 맛과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이제 결혼도 했고, 행복해 보였다.


개구리 튀김은 너무 인상적이다.

"이런걸 진짜 어떻게 먹어?"

현지 베트남인들은 즐겨 먹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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