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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May 10. 2024

꽃처럼 환하게 웃어요

참지 마세요~~ 호호호

어쩌다가 이런겨?


택시비 아끼려고 병원까지 슬슬 걸어갔어요

개천을 끼고 꽃구경 삼매경에 아픈 줄  모르고

사진도 찍고 오랜만에 한국 공기를 마시니

발걸음이 공중에 떠 있는 듯 가벼웠어요.


목에서 어깨까지 주사를 맞을 예정이에요.

옷을 갈아입고 주사실로 들어갔어요

침대에 누워서 맞는 왕주사는 처음이라

무진장 떨고 있었어요. 후들후들~~


신발을 벗고 침대로 올라가

창문을 바라보고 옆으로 누웠지요

그런데 간호사 선생님들과 의사 선생님이 갑자기

킥킥킥... 웁웁웁 입 다물고 웃는 것 같았어요


무슨 일  있는겨?


발가락을 꼼지락꼼지락... 거리며

엄청 긴장하고 있는 나를 풀어주려고?

실눈 뜨고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살펴보

내  양말이 빵꾸났어요~~어떡해요??


반짝반짝 네일 발톱이 빼꼼히 인사해요

하하하 호호호 웃는 타이밍!!


부끄부끄해서 눈을 꼭 감고 쥐구멍이라도...

입술을 꽉 깨물고 아파도 꾹~~ 참았지요

운동화 속에서 양말을 뚫고  발톱이 세상구경  

나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나도 너무너무 웃겨서 눈감고

입 다물고 소리 없이 웃어버렸지요

진짜 진짜 많이 아팠거든요 왕주사 6 ~

아프다고 소리도 안 지르니 주사 잘 맞는다고

칭찬받고 내려왔어요 휘청휘청 ~~


주사실 밖은 조용했고 옆주사실에서

아 아 아 악 아 아악~~

괴성을 지르는 낯익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남편이었어요 그날은 우리 결혼 기녕일


나란히 환자복을 입고 정형외과 주사실에서

똑같은 어깨통증으로 치료를 받았어요

똑같이 물리치료도 받고, 똑같은 약처방도

받아 같은 시간에 서로 약을 먹는 사이에요


천생연분이라고요? 하하하


어릴 적 엄마는 알전구를 양말 안쪽으로

집어넣어  펑크 난 양말을 실로 꿰매어줬어요.

양말이 다시 새 양말이 되어 신기했어요


아픔과 통증을 반으로 줄여 준

빵꾸 난 양말 덕분에 웃을 수 있었지요

병원 가기 싫어하는 나는 그 후로도 치료

받으러 갈 때마다 웃게 되었어요


낡은 양말은 그 이후  쓰레기통으로 쏙~

웃음을 주고 떠나갔지만

긴박했던 주사실에서 잠시 의료진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고 쪼끔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어요


웃음이 만병통치약이래요!


조금씩 어깨통증은 사라지고 있어요

5월은 그냥 웃고 또 웃고 꽃처럼 환하게

웃으며 살아가요 ~~ 하하하 호호호

참지 마세요 지금 웃으시면 행복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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