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시
세상을 둘로 가른다
근육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밋밋한 엉덩이가 절벽 아래로 흘러내리고
말랑거리는 젤리는 팔뚝 아래서 출렁이고
비집고 후벼도 말이 없는 복근은 깊은 잠을 자고
창백하게 마른 허벅지는 누들처럼 후들거리는
이젠 너의 겉모습만 보지 않아
너의 알찬 속이 궁금해
서 있기만 해도 엉덩이가 불끈거리고
팔만 살짝 흔들며 걸어도 어깨와 등이 마주쳐 손뼉을 치고
속으로 구령을 붙이면 복근은 어느새 나란히 줄을 서
탄탄한 섬유질이 이두근에서 날마다 자라나고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너희를 통해 알아가지
갈라진 세상에 외치는 너의 사운드
살에 눌려 살지 말고
기름에 밀려 기죽지 말고
피부 뒤에 숨어 피하지 말며
알찬 속을 속속 보여 달라는
너의 사운드가 사운드한 나를 만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