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시
나이가 들면 너그러워질 줄 알았다
피부에 탄력이 줄 듯
팽팽했던 자아도 느슨해질 줄 알았는데
모난 감정의 날
빳빳이 날마다 곤두서고
둥글었다고 믿었던 곳
나도 모르는 새 각이 졌다
여린 살갗처럼
내면의 속살은 조그만 상처에도 운다
고약하게 늙어가는 나
이렇게 살아가도 좋을까?
속살에 힘이 붙고
11자 복근으로 앞을 가릴 수만 있다면
내 여린 속에 방패가 되어 줄 텐데
종잇장처럼 파르르 흔들리는 겉가죽
덩달아 여려지는 속내가 안쓰럽다
널 위해서라도
난 또 다른 너희 속 친구들을 애타게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