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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근육 예찬

#11. 11자 복근으로 앞을 가릴 수만 있다면

근육시

by 이효경

나이가 들면 너그러워질 줄 알았다

피부에 탄력이 줄 듯

팽팽했던 자아도 느슨해질 줄 알았는데

모난 감정의 날

빳빳이 날마다 곤두서고

둥글었다고 믿었던 곳

나도 모르는 새 각이 졌다


여린 살갗처럼

내면의 속살은 조그만 상처에도 운다

고약하게 늙어가는 나

이렇게 살아가도 좋을까?


속살에 힘이 붙고

11자 복근으로 앞을 가릴 수만 있다면

내 여린 속에 방패가 되어 줄 텐데


종잇장처럼 파르르 흔들리는 겉가죽

덩달아 여려지는 속내가 안쓰럽다

널 위해서라도

난 또 다른 너희 속 친구들을 애타게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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