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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근육 예찬

#1. 다이어트를 끊고 근육을 친구 삼기로 했다

근육시

by 이효경

눈을 뜨자마자 손은 가슴을 짚는다

체스트 근육이 잡힌다

그새 자란 거 같다

키를 재듯 너를 매일같이 잴 수만 있다면


다이어트를 끊고 근육을 친구 삼기로 했다

잃었던 너를 이제는 찌워야 할 때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이에 맞는 트랙을 걷는다


네가 삐걱삐걱 소리를 낸다

엉치뼈에서 옆구리에서 등 뒤에서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한다

어깨 위에서 팔뚝 앞뒤로

덜덜덜 고장 난 소리를 낸다

아랫배위로 허벅지 안쪽에서


잃었던 내 몸의 친구를 찾았다

머리가 몸에게 말한다

이제 너랑 함께 갈 거야

우린 같이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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