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시
눈을 뜨자마자 손은 가슴을 짚는다
체스트 근육이 잡힌다
그새 자란 거 같다
키를 재듯 너를 매일같이 잴 수만 있다면
다이어트를 끊고 근육을 친구 삼기로 했다
잃었던 너를 이제는 찌워야 할 때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이에 맞는 트랙을 걷는다
네가 삐걱삐걱 소리를 낸다
엉치뼈에서 옆구리에서 등 뒤에서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한다
어깨 위에서 팔뚝 앞뒤로
덜덜덜 고장 난 소리를 낸다
아랫배위로 허벅지 안쪽에서
잃었던 내 몸의 친구를 찾았다
머리가 몸에게 말한다
이제 너랑 함께 갈 거야
우린 같이 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