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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nt kim Feb 06. 2024

내 귀여운 고양이가 왜 도둑고양이야?

코숏도, 성묘도 정말 예쁜데!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어떤 고양이를 키우세요?

고양이를 키운다고 하면 어떤 종을 키우냐고 물어본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는 나올 수 있는 질문이라서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품종’을 물어보는 순간 가깝게 느꼈던 마음이 한성큼 멀어진다.





우리 집 고양이들은 정말 타고난 미묘들이다. 콩깍지가 씐 것이 아니라, 진짜로! 예쁘다. 한 배에서 난 고양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모든 다른 매력을 가지기까지 했다.

예삐는 태어났을 때부터 정말 예뻐서, 다들 예삐가 태어났다고 했다. 이름이 많이 불려질수록 좋다는 말을 믿고 있어서 처음부터 붙은 별명 같은 이름, 예삐라고 결정했다. 성장하면서는 더 청순해져서 직접 본 사람들은 그 이름을 가질만한 자격이 있는 고양이라고 말한다. 겁이 많은 배찌는 포메라니안을 닮은 고양이다. 젖소 턱시도 냥이인데, 무늬가 특이하다. 눈만 딱 가린 가면을 쓴 것처럼 반으로 나누어놓았다. 1개월가량이 되었을 때는 매 순간 항상 무서워서 눈에 겁이 가득했다. 그래서 아기 때는 눈이 항상 동그랬다. 심바는 호랑이 무늬로 뒤덮인 고등어태비이다.  덩치도 크고 잘생겨서 미니 호랑이를 키우는 것처럼 든든하다. 하지만 생긴 것과는 정반대로 인간 엄마 쫄쫄이라서 밤마다 품에 안겨서 자야 하는 것이 반전매력이다. 콩이는 유일하게 여름이를 빼다 박았다. 도화살이 있는 건지, 신기하게도 인기가 제일 많다. 고양이들도 좋아하고 사람들도 좋아한다. 만져보고 싶은 뱃살이 많은 팬들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멀리서부터 굴러들어 온 치즈 야옹이 둘, 아리와 솜솜이! 아리는 살이 조금 오르자 바로 미모가 빛나기 시작했다. 눈색깔도 회색끼가 도는 초록색이고 코도 짧아서 더욱 앙증맞은 생김새를 가졌다. 약하게 태어나서 그런지 아니면 아기 때 심하게 아파서 그런지,  덩치가 많이 작아서 암컷으로 오해도 많이 받는다. 동물병원에 우리 아리가 등장하면 길냥이를 돌보시는 분들이 한 번씩 쳐다보며 “비싼 고양이”가 왔다고 말씀하신다. 비싼 돈을 주고 사 오진 않았지만 귀하게 키우고는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솜솜이는 아직 더 커봐야 객관적으로 예쁜지 알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 봐 선, 귀여움이 더 크다. 왜인지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고양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덜 뾰족하달까? 고양이의 가장 큰 특징인 큰 눈 대신에 작고 동글동글한 눈을 가졌다.




여름이와 같이 살기로 마음먹은 직후에 ‘길에서 살던 코숏과 이제 같이 살기로 했다’고 친한 동생에게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니 “도둑고양이 말이에요? 못생겼잖아요!”라고 사진도 보지 않았으면서 쉽게 말했다. ‘예쁜 고양이’는 특별한 품종을 뜻하는 말이었다. 사람과 같이 살기 위해서 억지로 교배되어 세상에 나온 고양이들이 예쁨의 기준인가? 자연미를 가득 품고 세상에 나온 우리 집 고양이들을 왜 도둑고양이라고 부르는 거야?



이렇게 귀여운 도적떼와 같이 살고 있다니.
쓰고 보니까 더 귀엽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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