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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nt kim Feb 02. 2024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있다는 반갑지 않은 공감

한 때 키워본 적이 있다는 경험이 된 아이들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유쾌하지 않은 당신의 경험


겨울이 시작되면 아리는 옷을 물고 온다. 옷을 입어도, 보일러를 틀어도 추워서 코를 콕 틀어막고 잠을 잔다.


‘나도 고양이를 키웠었다.’, ‘나도 강아지를 키워본 적이 있다.’ 한 때의 경험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은 시골로 가서 자유를 누린다는 그들의 강아지와 고양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유대를 쌓기 위한 하나의 소재가 되었다. 어릴 때 얼마나 예뻤는지, 어떻게 데려오게 되었는지 늘어놓았고 자신이 그 당시 얼마나 희생하며 그 생명을 키웠는지 자랑하였다. 덧붙여 지금은 다른 집에서 예쁨을 더 많이 받아서 오히려 잘 된 것이라고 말하며 그런 행복을 선사한 자신은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외로웠거나 그 생명체가 귀엽거나 불쌍해서. 나름대로 긴 시간 고민을 하며 데려와야 하는 이유들만 떠올렸을 것이다. 함께한다는 것은 감수하며 양보해야 할 것이 생긴다는 것이다. 같이 살아가다 보니 불편해지고 귀찮아졌고. 그 생명체들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만들어 도시를 벗어나는 ‘자유’를 베풀었다.






인간들의 세상은 집 밖을 나가서도 이어진다. 그래서 고양이가 없는 세상도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집에서 살며 인간과 함께 살아간 고양이들의 세상은 오직 자신을 돌보아주고 사랑해 주는 ‘인간 엄마, 아빠‘ 밖에 없다.


고양이를 처음 키우기로 하고 걱정을 많이 했다. 귀여움으로 무장한 이 생명들에게 지금 당장 연민이 들어 책임지기로 한 건 아닐까. 나중에 이 새끼고양이들이 성묘가 되어 귀여움이 사라진다면 그런 말을 했던 사람들처럼 ‘한 때는 키워본 적이 있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하고.





말랑말랑 우리 콩이 뱃살


콩이가 12개월 정도가 되었을 때 급체를 했다. 사료를 먹기만 해도 토해내었다. 사람이나 고양이나 위급상황은 주말에 찾아온다. 이번에는 콩이가 주말에 아파서 원래 가는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인근의 모든 병원에 전화를 해서 잠깐이라도 운영을 하고 있는 병원을 찾았다. 수의사 선생님께서 사료나 간식을 일절 주지 말고 굶겨야 한다고 하셨다. 그것도 이틀씩이나! 이틀 동안 다른 고양이들까지 금식을 시킬 순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콩이를 방에 가둬두고 나머지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었는데 딱 24시간이 지나자 콩이의 인내심이 바닥나버렸다. 순하디 순했던 콩이가 자기도 밥을 먹겠다고 문을 뜯어낼 듯이 긁어대며 우렁차게 울어 되기 시작했고 기어이 방을 탈출하고야 말았다.


사실 고양이는 그렇게 오래 굶기면 안 된다. 그걸 몰랐던 초보집사라서 수의사선생님의 말대로 무조건 따랐던 것이 화근이었다. 이 굶주림을 계기로 콩이는 밥그릇에 사료가 비어있는 것을 지나치지 못하게 되었다. 비어있는 밥그릇이 올려진 식탁을 발견하면 그 앞에서 한없이 앉아 “야-”하고 목청껏 말해준다. 또 하나, 제 갈길을 바쁘게 가다가도 사료가 눈에 띄면  틈틈이 먹어두어 혹시 굶게 될 때를 대비한다. 그렇게 콩이는 사료만 먹고서 뚱냥이가 되었다. 어릴 때는 모든 사람들이 제일 작고 순해서 혹시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던 콩이였는데, 지금은 우리 집에서 제일 뚱뚱하고 거대한 고양이가 되어 콩이의 관절을 걱정하게 되었다. 지켜줘야만 했던 아기 콩이에서 웃음을 주는 우리 집 까만 곰이 된 지금은 다이어트가 심각하게 필요한 상황까지 와버렸다. 하지만 사람도 하기 힘든 다이어트를 이 야옹이가 쉽게 응해줄 리 없다.



나에게도 확신이 생겼어.
한시간마다 쑥쑥 자라기 바쁜 솜솜이, 자는 모습은 언제나 예쁘다.



뚱뚱한 배를 까고 누워서 뒹굴거리는 콩이를 보면 야단을 치려고 하다가도 웃음이 터진다.

콩이가 커져서 그런지, 내 사랑이 커져서 그런지. 시간이 갈수록 귀여움은 더 커졌다. 이렇게 비대해지고 동글동글해질수록 귀여워지는 건 고양이 말고 과연 무엇이 있을까?

사랑을 먹고 갈수록 커지는 고양이들이 두 살이 되고 세 살이 되고서야 확신이 들었다. 나는 이 아이들과 끝까지 함께 할 수 있겠다.



일곱 고양이들의 전부가 되었을, 귀여운 세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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