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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기미준 Jun 07. 2023

(리더십) 영화 「한산(閑山)」, 그리고 우리 #3

의외로 생각 못한 이순신 리더십의 히든 플레이스

3. 이순신 장군이 있었던 한산도, 그리고 수루


통영 이순신 공원에서 바라본 한산도 쪽 바다


한산도는 실제 가 보면 ‘과연 여기서 전투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한 섬입니다. 청정해역이라 포구에서도 바닷속에 있는 고기들이 다 보이기도 하죠.

수루는 이 한산섬 포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있습니다. 여기서 보면 앞쪽에 바다와 섬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가면 활을 쏠 수 있는 ‘한산정’도 있죠. 이순신 장군은 여기서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서 고기를 걸고 활쏘기 내기를 했다고도 합니다.  


한산도는 대단히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실제 가 보면 별게 없고, 너무 조용합니다. 그래서 한산도를 다녀온 분들은 오가는 길에 바닷가가 좋았다. 거북등대가 인상 깊었다 정도만 이야기하지 한산도와 수루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http://211.252.81.34/4819, 흥트래블>


하지만, 500여 년 전 이순신에게는 이 한산섬, 수루가 다른 의미였을 것입니다.

이순신은 이 수루에서 너무 유명한 두 개의 시를 남겼습니다.


閑山島月明夜. 上戍樓.   

撫大刀深愁時.

何處一聲羌笛更添愁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 일성호가 : 오랑캐가 부는 피리소리


閑山島夜吟 밤중에 한산도에서

水國秋光暮 바다에는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데

驚寒雁陣高 추위에 놀란 기러기 진중을 높이 나네

憂心轉輾夜 근심으로 뒤척이며 잠 못 이루는 밤

殘月照弓刀 새벽달은 말없이 활과 칼을 비추누나


상황을 보면 앞에는 왜구가 있고, 자신을 견제하는 세력도 있었고, 언제라도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그의 시에도 ‘깊은 시름’, ‘근심으로 뒤척이며 잠 못 이루는 밤’이라고 되어 있죠.

머리가 복잡하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이순신 장군은 수루에 올라서 고민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생각도 정리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침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병사들을 독려하고, 선봉에 서서 전투를 지휘했을 것입니다.


사실 리더의 자리는 외롭습니다. 아무리 부하직원이 충직하고, 지혜가 있어도, 리더의 자리에 있어보지 않았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리더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때로는 리더는 혼자서 모든 짐을 감당하고, 부하들을 독려하고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우리만의 한산도, 우리만의 수루가 필요합니다.


우리 리더분들의 한산섬 수루는 어디입니까?


어떤 분에게는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어떤 분에게는 집 앞 닭발집이나 순댓국집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최근에 가전제품 판매점 팀장님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분은 진상고객들을 상대하는 날이면, 너무 힘들어서, 집에는 야근한다고 하고, 차를 타고 노래를 크게 틀고 자유로를 드라이브하고 집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 팀장님에게는 자유로가 한산섬 수루인 거죠.


자기만의 시간, 자기만의 한산섬, 자기만의 수루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기서 생각이 정리가 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른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약간의 음주도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수루를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맺음말


영화 한산은 많은 시사점을 주는 영화입니다. 단순히 ‘멋있다’, ‘통쾌하다’,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뿐 아니라, 우리 리더분들께도 많은 의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우리 리더분들도 한산에 나온 이순신처럼 멋진 리더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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