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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Nov 10. 2018

중간 선거의 의미 1

자,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결과를 음미해볼 시간이 되었습니다. 미국을 들었다 놓았다 하던 선거가 끝났으니까요. 미국은 2년마다 선거를 치르지만 올해처럼 광풍이 몰아쳤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정치적 아젠다의 진폭이 컸다는 뜻이겠죠. 중국과의 무역분쟁, 미북 회담 등 외교 문제, 중남미 국가 난민들의 행렬로 촉발된 이민논쟁, 의료보험, 러시안 커넥션와 같은 국내 문제등 한결같이 파괴력이 큰 이슈들로 공화당과 민주당은 사사건건 파열음을 냈습니다.


상원의원 35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36명을 선출하는 선거였죠. 먼저 선거전후의 지형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선거전 : 
상원 공화 51, 민주 49. 
하원 공화 235, 민주 193, 공석 7
주지사 공화 33, 민주 16, 무소속 1


상하원과 주지사 모두 공화당이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 공화당 소속이니 지난 2년간의 미국 정치는 공화당에 의한 공화당을 위한 공화당의 정치였던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의지대로 정국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의회의 뒷받침이 있었던 덕분입니다. 아직 선거 결과가 100%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시간 11월 7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당선이 확정된 후보를 한번 보겠습니다.


선거후:
상원 : 공화 51, 민주 46, 무소속 1
하원 : 공화 199, 민주 223
주지사 : 공화 26, 민주 23


상원은 공화당이 2석정도 더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하원은 민주당이 4석정도 더 추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과를 놓고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세요?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 자리를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던 의석마저 뺏어왔습니다. 이것만 놓고보면 비록 하원 다수당 지위는 뺏겼을지라도 민주당이 선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답게 선거후 기자회견에서 선거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때로는 말보다 행동이 사람의 의중을 더 정확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거후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한 정치적 결정은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 해임입니다. 세션스 장관은 러시아 수사건을 제외하면 누구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강력한 이민 정책이 대표적이죠. 따라서 그의 해임이유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방임했다는 것입니다.


법무 장관 대행에 뮬러 특검에 부정적인 Matthew Whitaker를 지명하고 특검 지휘를 그에게 맡겼는데요. 특검 무력화가 새 법무장관 대행의 가장 큰 미션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원의 탄핵 움직임을 아예 싹부터 잘라버리려는 의도입니다.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낸시 펠로시 의원이 새 법무장관 대행도 전임자와 같이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바로 이것이 선거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이 아닐까요?


상원 선출지역 35개 중 민주당이 26개, 공화당이 9개 였던 것은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신이 내린 선물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민주당은 아무리 잘해야 본전인 게임이었던 것이죠. 이를 두고 공화당이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가당착입니다. 다수당이 다수당으로 살아남은 것을 이겼다고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하지만 소수와 다수의 자리가 바뀐 하원은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입권권, 조사권, 탄핵발의권과 같은 하원의 힘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공화당 의원들의 대통령 거리두기는 점점 심해질 것입니다.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간 하원의원들을 보면서 2년후 선거를 치러야 하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태클은 더욱 집요해지고,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왔던 많은 정책들이 장애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장애를 만날 정책중에는 미북관계도 끼어 있습니다. 미북 고위급 회담이 개최 하루전에 취소된 것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전반적으로 미국 정가에 이성적 움직임이 강화되겠지만 그것이 오히려 우리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려운 시간이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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