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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Mar 26. 2019

물러나는 뮬러 특검

비겁한 자는 죽은 권력에 침을 뱉지만 용기있는 자는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다. 취임한 지 100일도 되지않은 대통령 뒷조사를 하라고 지시할 정도라면 무엇보다 그 용기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 22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의 뒷골을 잡아당겼던 뮬러특검은 그의 일관된 의지가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3월 24일 오후 4시 특검의 최종 보고서가 법무부 장관에게 제출되었고, 뮬러 특검의 활동은 종료되었다. 이것은 뮬러 특검이 모든 조사를 마치고 더이상 밝힐 것이 없기 때문에 종료된 것이 아니라 세션스의 뒤를 이은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의 지휘에 따른 것이다. 전임 세션스 장관은 스스로 특검 지휘권을 차관인 로젠스타인에게 위임하고 특검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이 일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눈밖에 났고,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자 위기를 직감한 대통령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말 안듣는 세션스를 해임하고 새로 바를 장관에 임명한 것이다. 바 장관은 로젠스타인 차관에게 위임되어 있던 특검 지휘권을 회수하였고, 그의 지휘에 따라 특검은 종료되었다.  


보고서는 핵심이슈였던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커넥션에 대해서는 공모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 지었고,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바 장관이 전체 보고서를 4장으로 요약한 의회 제출용 보고서에 언급된 내용이다. 아직까지 전체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는 이 보고서를 회람한 몇몇만 알고 있고 미국 의회, 언론, 국민 누구도 알 지 못한다. 하원은 만장일치로 전문을 공개하라고 촉구했고, 바 장관에게 4월 2일까지 전문를 제출하라고 의결했다. 대통령도 보고서 전문을 의회에 보내는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장관에 의해 뮬러 특검에서는 해방되었으나 이제부터는 국민이 선택한 하원 다수당에 의해 더 공개적이고 줄기차게 도전받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고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가 자신의 유죄를 입증하지 않는 한 본인은 무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쁜 짓을 해도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들켜도 돈으로 막아버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새치기만 해도 움찔거리는 사람에게는 범접불가의 경지임에 틀림없다. 우리 아이들이 그를 반면교사로 생각하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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