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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Jan 07. 2020

미국과 이란

국제법은 전쟁을 통한 국가간의 분쟁 해결이 결국 모두에게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인류 경험의 산물입니다. 여러 국가들이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절충 조정하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분쟁을 해결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이런 국제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법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어떤 나라가 국제법을 어겼을 때, 혹은 국제법을 외면할 때, 그 행위에 대해서 징벌을 가할 수 있어야만 법이 법으로서 기능하게 될테니까요. 강대국들의 참여가 없이는 국제법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교토 의정서나 파리 기후 협약이 지리멸렬한 것은 미국의 외면 때문입니다. WTO가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재판관 임명에 비토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임기가 끝난 재판관의 후임 임명에 비협조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국제법이란 결국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제 질서의 다른 이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대놓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으니 국제법이라는 탈을 씌워서 미국의 이익을 확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자기들이 설계한 국제법이 미국의 이익에 반할때 미국은 국제법을 간단하게 무시해 버립니다. 그것이 유일 강대국 미국의 힘입니다.  


그런 미국도 힘으로 세계를 지배할 수는 없습니다. 압도적 군사 대국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외교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지 실제로 행사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미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개입이 필요하다고 내부적 합의가 이뤄지면 힘의 집행을 망설이지 않습니다. 지난 오마바 행정부에서는 가급적이면 이 힘을 사용하지 않고 외교로 분쟁을 해결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확장해 나가려 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좀 우유부단해 보이고 답답해 보이기는 했지만 소모적 전쟁을 종식하고 미국인들을 테러로부터 보호하는 순기능이 없지 않았습니다.


지난주의 솔레이마니 사살 공격은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차이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공격 명령을 내리기 전에 어떤 피급효과가 있을 것인지를 충분히 고려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의 성격상 즉흥적으로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자신의 감을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일단 저질로 놓고 수습하는 스타일이니까요. 아마도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자신은 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 그의 커다란 즐거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란은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전략지 52곳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70여년만에 석유 순수출국이 된 미국은 호르무쯔를 바라보던 이전에 비해 선택폭이 훨씬 넓어졌습니다. 선택권자는 재선에 목을 메는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쉽지않은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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