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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Feb 14. 2020

2020 미국 대선 1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끝났습니다. 그냥 직접선거로 선출직 공직자를 뽑으면 될텐데 코커스는 뭐고 프라이머리는 또 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미국만의 전통이라니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만 간단하게 두가지의 차이를 말씀드리면 코커스는 당원만 참여할 수 있고, 프라이머리는 꼭 당원이 아니라도 등록 유권자이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프라이머리도 오픈 프라이머리, 클로즈드 프라이머리가 있는데 우리가 굳이 그런 차이까지는 몰라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이오와는 대통령 선거전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는 점에서, 뉴햄프셔는 비당원까지 참여하기 때문에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각각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미 언론에 알려진 바와 같이 이 두 예비선거에서 샌더스와 부띠지에즈 후보가 1, 2위를 주거니 받거니 했습니다. 가장 각광받았던 바이던 전 부통령은 뒤로 밀려나면서 선거 캠프가 초상집 분위기라고 합니다. 샌더스는 부유세, 전국민의 보편적 의료보험 등과 같은 사회주의적 정책을 내세워서 젊은 유권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부띠지에즈 후보는 좀 독특합니다. 하버드를 졸업한 수재에, 아프칸 참전 군인이면서, 성소수자입니다. 1982년 1월 19일 생으로 이제 만 38세입니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게 됩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1941년 9월 8일생이고 그의 아들이 1969년 생입니다. 정치이력이라고는 인디애나주의 인구 10만 남짓한 도시 사우스밴드의 시장이 전부입니다. 젊음, 참신함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언론에서는 그를 백인 오바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아무리 민주당이 진보 정당이라고 해도 샌더스와 부띠지에즈를 자기당의 대통령 후보로 끝까지 지지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원들의 머리에는 의료보험, 이민정책, 자유무역 등과 같은 정치적 아젠다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기준은 오직 하나,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가 입니다. 바이든이 초반에 기세를 올렸던 것도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유력한 후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비록 스스로에게 탄핵 발의라는 부메랑을 불러들이기는 했지만 우크라이나 사건을 들쑤셔서 바이든을 사실상 대권 경쟁에서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미국 언론에서는 이 두개 주의 예비선거 승자는 사실상 블룸버그라고들 합니다.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샌더스와 부띠지에즈가 부상하고 기대했던 바이든이 몰락하면서 결국 민주당의 시선은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다른 후보들이 TV 토론을 서너번씩 하면서 이미 지명도를 올려가던 작년 11월에 뒤늦게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었습니다. 2020년 1월 현재 재산이 약 618억불($61.8Bil)로 세계 부호 서열 14위입니다. 뉴욕 시장 재임 시절 연봉을 $1.00만 받았고, 대통령이 되면 역시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뉴욕 시장 선거에서도 일체 선거 자금을 모으거나 기부를 받지 않고 자기 돈으로만 선거운동을 했는데요. 이번 대선에서도 그는 마찬가지로 정치자금을 받지 않고 자기돈으로 끝까지 선거를 치르겠다고 합니다. 로비스트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그의 정적들은 돈으로 대통령 직을 사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텍사스를 포함한 14개주의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3월 첫번째 화요일(3월 3일, Super Tuesday)이 후보 지명전의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2월 10일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예비후보로 등록도 하지 않았던 블룸버그 전 시장이 샌더스, 부띠지에즈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고 하는군요. 바이든 지지자들이 거의 대부분 블룸버그로 옮겨간 것입니다. 밋밋하던 후보 지명전이 비로소 좀 열기를 더해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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