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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국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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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ug 03. 2017

네 술은 네가 가져와(BYOB)

미국 식당에는 BYOB 라고 하는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BRING YOUR OWN BOTTLE의 머리글자 입니다. 제가 좀 탁하게 번역을 했습니다만 식당에 자기가 마실 술을 직접 가져가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아무 식당이나 다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종류의 술이라도 다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한국은 모든 식당에서 술 판매가 가능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술 판매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미국은 술만 판매하는 Liquor Store가 따로 있습니다. 슈퍼마켓도 술을 파는 곳이 있고 팔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식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류 판매를 허가받은 식당은 물론 그만큼 라이센스비를 많이 냈겠지만 수익도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따로 리쿼 스토어를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모든 식당에서 술을 판매한다면 그만큼 운영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상호 견제하다보니 식당은 주류판매 허가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식당은 술 대신 안주를 팔 수 있기 때문에 손님이 술을 가져오는 것을 막지는 않습니다. 어떤 곳은 오히려 그것을 강조하는 곳도 있습니다. 물론 몰래 술을 판매하는 식당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 단속에 걸리면 대개는 손님의 심부름으로 술을 사다줬다는 핑계를 댄다고 합니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어딘지 좀 게름칙하기는 합니다.


손님 입장에서 보면 BYOB는 첫째, 자기가 원하는 술을 골라서 마실 수 있고. 둘째, 식당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음주를 즐길 수 있으며, 셋째, 술값에 따로 지불해야 하는 팁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원하는 술을 훨씬 저렴하게 마실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BYOB가 되는 식당을 찾게 됩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함정이 이것을 허용하는 식당도 Hard Liquor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알코올 도수 15도 이상인 술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결국 마실 수 있는 술은 맥주, 와인, 막걸리 정도입니다. 쏘맥도 가능한 하지만 쏘주가 기준에 걸리게 되니 아쉽습니다.


어떤 곳은 서비스비를 따로 받는 곳도 있습니다. 흔히들 코키지(Corkage, Cork Charge)라고 부르는 것인데요. 병당 10불내외에서 많게는 30불정도까지 받는 곳도 있습니다. 이정도면 차라리 술을 가지고 오지 말라는 뜻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왠만한 리쿼스토어에는 전세계에서 수입된 수백종의 와인과 미국산 수백종의 와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말 어떻게 이렇게 종류가 많은지 매일 한병씩 평생을 마셔도 다 맛보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와인 쇼핑의 즐거움과 경제적인 기쁨을 덤으로 주는 BYOB, 참 괜찮은 것 같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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