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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Mar 20. 2020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할 때.

우등생에게 공부 잘한다는 말은 덤덤한 칭찬일 뿐이다. 우리나라가 그렇다. 우리끼리 얘기지만 한국 잘한다, 한국을 따라하자, 한국이 표준이다 라는 말은 하도 들어서 식상할 지경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들으면 거만하게 들릴테니 이런 이야기는 우리끼리만 하는 걸로 하자. 식상하지만 나는 굳이 살을 좀 더 붙이고 싶다. 왜냐하면 이제서야 우리가 얼마나 엄청난 안개속을 거쳐왔는지가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천지 사태 이후 한달동안 우리나라 정부와 질본과 의사와 간호사와 국민들은 오로지 바이러스에만 집중했다. 다른 것은 쳐다보지 않았다. 국민들이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든 말든 오로지 올림픽 퍼스트를 외치는 사람도 없었고, 재선에 목이 메여 그까짓거 별거 아냐, 원하는 모든 사람 다 검사 받게할 수 있어 라고 허세를 부리는 정치인도 없었다.


우리는 달도 별도 없는 깜깜한 밤에 어디가 길인지도 모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오로지 바이러스 극복이라는 한가지만 생각함으로써 그 긴 어둠을 이겨내고 이제 새벽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험한 길이었는 지는 지구적 감염 현상을 보면서 비로소 깨닫게 된다. 나라가 앞장서고 백성이 뒤따르고, 국난에 마주하여 이렇게 슬기로웠던 적이 있었던가.  


나는 그것이 자랑스럽다.


감염자가 하루만에 9백명을 넘겼을때도 우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사망자가 이어질 때도 누구를 탓하지 않았다. 백가쟁명의 와중에도 우리 시스템은 비난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책임감 넘치는 사람들에 의해 굳건히 작동되고 있었다. 우리는 통금을 실시하지 않았다. 우리는 영업을 강제로 정지시키지 않았다. 우리는 도시를 봉쇄하지 않았다. 우리는 나라 문을 걸어 잠그지 않았다. 우리는 개방적이었고, 우리는 투명하였으며, 우리는 민주적이었다.


나는 그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이제는 이 힘든 과정에 헌신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백성들을 위해 나라가 나설 때다. 바이러스가 남긴 상처는 서민들일수록 더 깊고, 그래서 회복은 더디다. 나라가 그들에게 힘을 주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그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눈팔지 않고 바이러스에 집중하여 굳건히 이겨내고 있듯이, 선거 의식하지말고 조기에 힘든 사람들을 위해 재정을 집행해야 한다. 나는 나라가 백성에게 진 빚을 흔쾌히 갚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하여 자랑스러운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바이러스 장벽을 뚫고 우뚝 일어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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