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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Sep 20. 2021

로버트 더스트와 노엘

한동한 잊고 있었던 로버트 더스트를 소환하게 된 것은 지난주 그의 살인죄에 대한 배심원 평결 뉴스 덕분입니다. 그의 체포 이후 무려 6년간 질질 끌던 재판이 마침내 LA 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다시한번 뉴스에 등장했는데 그는 재산이 얼마인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감옥에 갇혀 인생 종점을 향해 달려가는 늙은이에 불과했습니다. 아마도 살아서 감옥을 걸어나올 일은 없을 듯 합니다. 로버트 더스트가 궁금하신 분들은 주간조선 2350호(2015년 3월 30일)에 기고한 제 칼럼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2&nNewsNumb=002350100011

저는 새삼 그가 사람을 죽인 나쁜 놈이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흉악범이 아니라 유복한 집안의 남부러울 것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금수저를 입에 불고 태어난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왜 사람을 죽였을까요? 그것도 한명이 아닙니다. 확인된 것만 두명인데 그중 한명에 대한 살인은 무죄 판결을 받았고, 또다른 한명을 죽인 사건이 이번에 유죄 평결을 받은 그 사건입니다. 필시 여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확인 불가입니다.


저는 살인이 그에게 일종의 마약같은 유희가 아니었을까 추정해 봅니다.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아무도 나를 건드릴 수 없어, 이런 빗나간 사고로 말입니다. 예를 들면 억만장자들이 남들이 생각지도 심해 탐사나 우주 여행 등을 시도하는 것도 남들이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을 나는 할 수 있다는 과시라고 할텐데, 비싼 차를 타고 고급 호텔에서 자고, 희귀한 음식을 즐기는 것도 같은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특이하게 더스트는 그런 것을 사람 죽이는 것에서 찾은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노엘이라는 친구는 잊을만 하면 한번씩 지면에 등장하여 이제 왠만한 스타보다 더 유명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의 반사회적 행위의 동기도 나는 로버트 더스트와 유사한 측면이 있지 않나 추정해 봅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의 일탈, 그 일탈을 삶의 즐거움, 존재의 가치로 생각하는 매우 비정상적인 경우입니다. 죄를 저질러도 돈으로 힘으로 적당히 무마시킨 것이 어쩌면 그의 반복되는 일탈을 부추켰는지도 모릅니다. 로버트 더스트가 그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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