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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Oct 18. 2017

시진핑 2기를 보는 눈

거의 1년 내내 시징핑 2기에 대한 전망(사실은 추측에 가까운 억측)으로 시끌시끌했는데 마침내 서막이 오른 것 같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북경으로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아직 권력구조의 전모가 다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첫째날의 풍경으로 보건데 언론의 해석보다 권력투쟁이 심각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무난하게 시진핑 2기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장기 로드맵에 대한 아웃라인이 어느정도 드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2050년 강국 실현이라는 부분입니다. 중국의 땅덩어리나 인구 규모, 역사, 문화 등 어느 면을 보더라도 중국이 주변국이었던 시절은 불과 100여년에 불과합니다. 길게 봐서 아편전쟁을 기점으로 한다면 기껏 150년을 조금 넘는 기간입니다. 중국의 긴 역사에서 견줘 보면 150여년은 대단한 세월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세를 살아가는 중국인들은 아마도 그 150여년이 천년의 세월로 느껴질 지도 모릅니다.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과 홍콩 회복, 짱쩌민과 후진타오의 20년은 어찌보면 시진핑 등장을 위한 정지작업에 불과한 것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시진핑의 중국 제일주의는 거침이 없습니다. 그 자신감은 중국 유사 이래 처음으로 굶어죽는 인민이 없어졌다는 성취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내부 모순도 안고 있을 것입니다. 외부인이 보기에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는 나라가 중국이기도 하니까요.


하늘에는 태양이 둘일 수 없고, 나라에는 임금이 둘일 수 없습니다. 세계 유일의 강대국인 미국은 쏘련 붕괴이후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자기들 마음대로 세계 질서를 주물럭거려 왔습니다. 4반세기가 넘게 체력을 길러오던 중국이 이제 서서히 고개를 들고 '형님 나도 있소.' 하는 형국입니다. 필연적으로 양 강대국간 갈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미국 중심의 질서를 유지하려 할 것이고, 중국은 중국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려 할 것입니다. 시진핑은 2050년이면 미국도 감히 중국을 어찌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렇게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트럼프의 미국 제일주의는 미국이 세계 유일의 강대국이자 질서 관리국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세계 질서 그런 것은 관심없고 오직 미국만이 잘먹고 잘살면 된다는 미국 중심주의 혹은 미국 유일주의입니다. 타국과의 관계나 국제 질서 같은 것은 전혀 안중에도 없습니다. 파리기후협약탈퇴, 유네스코 탈퇴 등이 그 증거입니다. 반면 중국은 그 반대로 나아가려 합니다. 국제 질서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 중국의 입김을 확대하려는 것입니다. 어느 것이 옳은 방향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우리 사드 사태이기는 합니다만 이 두 강대국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그 간격이 어쩌면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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