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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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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May 8. 2020
오늘은 되도록 말을 삼가고 싶습니다. 허황된 말 내지는 꾸며낸 말만 늘어놓을 듯하여.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그런 못할 짓을 할 수는 없지요. 애초에 나는 당신에게 진정밖에 드릴 것이 없으니. 그것마저 드릴 수 없게 되면 나는 비참할 거예요.
입고 나갈 옷이 없음을 한탄하며 옷장 속의 옷을 헤집듯이, 잡다하게 적어놓은 수첩을 뒤적이며 쓸거리를 찾아보면 뭐라도 건질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러지 않으렵니다. 티 없이
맑은
빗방울처럼 지금 내 영혼은 온전하고 무결합니다. 내가 글을 쓰려고 작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Marie Bashkirtseff, The Umbrella, 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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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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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의 박물관 여행. 8: 예르미타시 미술관
저자
학부와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습니다.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일헸으나 오래 못 버티고 나와 지금은 홀로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해방감과 불안감이 동시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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