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에서 돌아올 때와는 달리, 캐나다에서 돌아온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아니, 들어올 때만 해도 가벼웠다.
“비자는 이미 신청했으니까, 지금은 잠깐의 휴식일뿐이야.” 그렇게 스스로를 달랬다.”
하지만 문제는 있었다. 정말 창피한 일이지만, 한국에 처음 돌아왔을 때 원룸에서 살다가 월급 대비 월세가 너무 많이 나가서 직장인 전세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계약했다.
1년도 채 살지 않고, 언니와 나는 캐나다로 사람을 구해놓고 전세금을 받은 후 캐나다로 출국했다.
그때 캐나다에서 생활하며 그 돈을 거의 다 써버렸다. 방학 때는 동생도 한 달 동안 와 있었고, 큰언니도 잠시 공부를 하러 들어왔었다. 그렇게 형제 4명이 다 캐나다에서 머물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잔고는 줄어들고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폰을 개통하니 은행에서 대출 상환 전화가 왔다. 상환일은 아직 멀었지만,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숨이 턱 막혔다. 그 순간, ‘이 돈을 어떻게 갚지?’ 하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 당시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은 약 3천만 원 정도였던 것 같다.
처음에는 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서울로 가면 또 집세와 나갈 돈들이 뻔했다. 그래서 고향 집에서 급여가 괜찮은 곳으로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일을 시작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버는 돈으로 대출금을 갚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았다.
마침 친구가 호주에 나가 있었다. 차라리 그쪽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했다. 그날 바로 신청하고 신체검사 메일을 받았다. 나는 그렇게 또 호주로 떠나게 되었다.
그때 비행기 안에서 썼던 다이어리가 있다.
내 손에 가진 거라곤 4백만 원 남짓 있는데, 또 무모하게 빚을 지고 떠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거라고, 잘 해낼 거라고.
온통 불안에 휩싸였지만, 애써 담담한 척 갑옷을 입고 있었던 그 글을 보면 아직도 마음이 아련하다.